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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Nee Jan 03. 2022

21년 12월 <비밀의 집>, <유체이탈자>

리뷰라기 보단 생각나는 대로.

2021217

<비밀의 집> (2021,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Leena Yadav; Anubhav Chopra 감독)

3부작 다큐멘터리.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는 매우 자극적인 소재로 관심을 끌거나, 그렇지 않으면 난해한 영역의 아이템을 설명해주는 구조를 택한다. 문어 선생님은 이례적이었던 듯.

11구의 시체가 발견된 집. 2018년 인도 델리의 한 도시의 한 집안에서 한 날 한 시에 벌어졌다.


3부 구성으로 짠 이유를 3막 구조로 본다면.

1부 - ‘자살일까 타살일까?’ 끔찍하고 이상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을 처음 목격한 이웃주민의 증언부터 시작해서, 그들이 얼마나 평범하고 좋은 사람들이었는지 설명하는 온갖 지인들.


2부- 미신을 믿는 가족들

이 가족들의 가장이 죽고 나서 누가 가장이었는가. 막내아들 랄리트가 가장 역할을 했었다.

기자 및 소셜미디어 종사자들이 벽에 이상한 11개의 파이프를 발견했다. 11개로 조합하고.

일기장 발견한 경찰. 누군가 명령을 내리고 있는데, 명령을 내리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랄리트가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하는 친구들. 아버지 빙의된 듯.


3부 - 정신장애를 일으킨 랄리트가 가족들을 모두 죽음으로 이끌었다.

초반에는 그의 가족을 사랑하는 다른 사람들의 증언이 나왔다가, 언제부터 랄리트가 이렇게 미쳐가는지 증거를 쌓아간다.

사회적으로 이 사건을 바라봐야 한다는 학자들.


이웃집 목격자

경찰의 증언: 그들은 왜 타살의 의심에 발끈하는가… 의문이 살짝 들게 구성됨.

기자 및 소셜 미디어 사람들

친척: 이 가족이 이렇게 자살 할리가 없다며 화를 내는 친척.

cctv에 찍힌 가족들의 모습. 스스로 도구를 준비하고 있었다.

위의 이 사항들을 굳이 다 조각조각 나눈 후 3부에서 보여줘야 하는 이유가 '흥미 유발'로 느껴져서 기분이 별로 좋지가 않다.

이런 구조 방식은 전에도 다른 넷플릭스 다큐에서 봤었다. 그 다큐도 소재가 매우 자극적이었다.

뒤통수 맞는 듯한 기분이 느껴지는 이유는, 그 사람들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를 설명하는 친구들이 나중에 사건이 밝혀진 후에는 다른 면을 얘기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같은 사람이 다른 증언을 하더라도, 다른 시간대에 한 얘기라면 받아들일 수 있다. 즉, 시간이 흘러가서 생각이 바꼈다면 이해가 된다. 사람의 생각은 바뀔 수 있다. 시간에 의해, 환경에 의해, 다른 누군가에 의해. 그러면 다르게 느껴질 텐데..

이것은 편집을 통한 농락이다. 같은 사람을, 같은 공간에서 한 번에 한 인터뷰 내용을 1부와 3부로 떨어뜨려 놓았다는 게 눈에 보인다는 것이다.  그가 마치 앞에선 몰랐다는 듯한 태도로, 뒤에선 안타깝다는 듯의 말하기로. 이런 류의 편집이 이 소재를 다루는 다큐멘터리로서 옳은 것일까..?


넷플릭스 오리지날 다큐멘터리에서 이런 식의 편집을 이제는 그만 좀 보고 싶다.

예전에 <계단, 아내가 죽었다>의 경우에는 10년이 넘는 시간과 삶의 주름들이 이 모든 자극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현실로 느껴지게 했었다. 그 때 느꼈던 감정은 지금과 너무 상반된다. 그때는 다큐멘터리가 왜 시리즈로 나와야만 하는지.. 넷플릭스가 얼마나 대단한지 경외감을 느낀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 시간성을 무시하고 압축과 팽창을 기계적으로 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그 차이를 인지해줬으면 좋겠다.


20211217

<유체 이탈자> (2021, 윤제근 감독)

일단 한 시간 지점까지 아주 빨려가듯 봤다는 건 연출력이 아주 좋다는 것.

‘대체 무슨 일이 벌어져서 주인공이 저 상태인가?’

그런 의문으로 내내 몰입하게 된다.

영화 시작부터 미러링 된 자신의 얼굴이 다른 얼굴이라는 연출도 좋았고(아주 단순한 방식을 쓰지 않은…), 그림자 느낌의 거울로 자기 얼굴이 달라진 것을 표현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여러 인물들을 갈아타고 가는데, 그 인물들이 자신이 죽어가는 순간 봤던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라는 콘셉트도 괜찮았다. 죽기 전에 주마등처럼 스쳐간다는 설정을 생각하면.


실마리가 풀리는 것이 윤계상이 윤계상을 터치해서, 양자역학적인 효과를 일으킨 후, 12시간마다 환각을 일으킨다는 것인데.. 주인공이 환각을 겪고 있다는 것으로 표현하지 않고, 환각 대신 이상한 정신현상을 펼치는 것으로 스토리가 진행된다.

개연성은 없지만, 액션을 보기엔 무리는 없었는데… 존재 이유가 설명되면서부터 재미가 없어진다.


근데 국정원 한 부서 전체가 마약 판매책이라는 건… 너무 심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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