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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Nee Jan 18. 2022

21년 1월 <파파>, <마이 파더>, <남한산성>

식민지 남성성을 파고드는 감독 황동혁

20210115

<파파>(2012,  한지승 감독)

좋은 시각와 훌륭한 메시지의 영화이지만 나에게 못 마땅한 이유를 찾아보려고 한다.


카메라 렌즈 하나로 다 찍은 듯한 느낌이 들고, 영화가 설정을 위해서 움직이는 것처럼 느낌을 받음. 박용우 배우의 욕망 말고 다른 사람들의 욕망이 기계적으로 보임. 스페인 여자애도 그렇고. 특히나, 준이라는 여자 가장의 욕망이 … 너무 대사로만 전달되서 사람으로 잘 느껴지지 않는다.

춤과 노래를 잘 못하는데 잘하는 것처럼 사람들이 반응하니까... 계속 보기가...:; 어찌할 바를 모르겠음.

춤과 노래 콘셉트를 사용할 때는 그 노래와 그 춤을 진짜 잘하는 사람에서부터 출발하는 게 나을 거 같기도.


한국인이 미국 공간에서 움직이니까.. 반 이상은 자막이다.

자막이 반 이상이 나올 경우 관객의 피로도가 높아진다. 그래서 음악이 중요하다. <파파>도 그렇고 <마이 파더>도 그렇고. <파파>에서는 ‘춤’ 이 중요한 트리거와 구성점들을 만들어주고, <마이 파더>에서는 ‘밴드’가 중요한 트리거와 구성점이 된다.


한국어와 영어가 뒤섞여 있을 때 늘 어느 한쪽이 이해할 수 없고 소외된다.

영화적 언어는 이미지와 사운드다.

양쪽 언어의 소외를 채워주는 것은 음악, 춤, 사운드 등. 이런 것들로 스토리의 핵심을 만들어야 한다.


<마이파더> (2007, 황동혁 감독)   


<마이파더> 기억의 회로는 사진 찍기?!

메인 질문: 누구를 아버지(의 나라)로  볼 것인가?

마이파더의 갈등 축은 한국 아빠와 미국 아빠 사이에서 아버지의 온정을 느끼려는 것.


키워드: 아버지의 나라


아들의 중심 질문)

초반: 어떻게 해야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을까? 가까워질수 있을까?  /

중반: 이 사람이 나의 아버지가 맞을까? /

마지막: 아버지로 받아들인다 ( 영화 초반에 (작가가) 미국 아버지를 죽임으로써 주인공이 선택을 쉽게 할 여지를 줌.)


아버지의 중심질문)

초반: 어떻게 해야 아들과 더 가까워질수 있을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중반: 아들에게 엄마의 사진을 구해줄 수 있을까? /아들이 내 정체를 알고도 받아줄 수 있을까?



서브플롯: 나는 미국인인가? 한국인인가?

미군 양키와 한국군의 갈등은 입양인이 정체성 혼란을 겪게 하는 중요한 축이 된다.

주인공은 해외입양인 미군이다. 한국출신 미국인이지만, 영화 안에서 한국 주둔 미군이다.

상당히 복잡한 정체성을 지니고 있는 인물이다.


남자들의 영토싸움. 군대에서나 교도소에나.

여성을 둘러싸고 싸움을 벌이는 모습.

( <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도 겹쳐짐.)


군대나 교도소, 나이트 클럽이란 공간을 통해 미국 남성과 한국 남성의 갈등을 보여주는 것은 식민지 남성성을 드러내는 데 적확해 보인다.

감독은 이것을 비판하고 싶은걸까? 연민하고 싶은걸까?

실제로는 이 복잡한 내면을 드러내기 위해 메인 플롯으로 감싼 걸로 보인다. 메인 플롯이 상당히 신파적이어서 영화가 상당히 대중적이 될 수 있다.

나도 보면서 펑펑 울었다.



2021년 1월 17일

<남한산성> (2017, 황동혁 감독)

<마이 파더>의 세밀한 연출과 세계관이 흥미로워 보게되다. 황동혁 감독은 <수상한 그녀>, <도가니>로 연출력을 증명하면서 대중성을 확보했다.

황감독님은 소수자와 수세적 상황에 놓인 인물의 생각과 감정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남한산성>과 <마이파더>를 보다 보니 식민지 남성상에 특히 집중하고 있다고 본다. 집착이라기 보다 집중으로 읽힌다.

감독님 자신이 인지하는지 모르겠지만, 식민지 남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내려 하고 있다.

아버지 찾으러 온 한국 주둔 미군 해외입양인.

청에게 항복해야 하는 상황에 빠진 인조와 대신들.

왕의 요청에도 살겠다고 격서를 가져온 대장장이를 죽이려는 조선 지원군들.

황동혁 감독은 실패한 아버지들, 아니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아버지들을 매우 안쓰러워 한다.

그것이 세상의 아들들이 그토록 싫어했던 아버지를 따라 연대하는 이유 같다.

그래서 <국제시장>같이 막연하게 기 살리려는 국뽕보다는 솔직해 보인다.


청나라의 식민이 된 조선은 미중전쟁에 끼어 있는 현재의 한국을 보여준다.

싸드 배치에 5년 이상 산업이 무너지고, 트럼프의 발화에 쉽게 흔들리는 한국 기업과 정치권.

영화에서 청은 명나라를 견제하면서 조선을 굴복시키려 들른 것.

마치 현재 중국이 미국을 제하려고 방한 예정인 시진핑을 알리는 기사와 같다. (시진핑은 온다온다 하고 결국 안왔다. 그래서 작년 올해 주식 시장은 요동쳤다.)


이렇게 <남한산성>은 블록버스터 독립영화가 되고 만다. 이 영화를 대중들이 좋아하긴 쉽지 않겠다. 이 작품에 스펙터클을 기대했다면 말이다.


전투씬은 다큐같아서 사극드라마의 액션을 기대했다면 당황스러울 것이다.

다큐멘터리 <아르마딜로>의 전투씬이 훨씬 스펙터클해 보인다.  


사건 중심이 아니라 인물중심으로 구성이 되어있어 호기심을 끌고 가기 어렵다.


새로운 세상은 모든게 사라져야 열린다 말하는 강경한 국수주의자 김윤석의 . 새로운 세상은 다른 인물들로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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