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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Nee Jan 18. 2022

21년 1월 <명량>,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

끄적임

20210118

<명량>(2014, 김한민 감독)

1시간까지는 좀 지루했다. 나머지 1시간 10분 전투씬이 꽤 재밌었다.

이 작품은 역사극이지만, 전쟁 영화로 분류할 수 있다.

전쟁 영화의 스펙터클은 전투에 있다. 전투 장면은 대중적인 요소이다.

<남한산성>은  '전쟁 영화'를 보러 갔는데, '군대 얘기'를 듣는 것과 비슷하다. 그래서 어떤 관객들은 실망했을 것이다.


<명량>은 후반 1시간 10분 넘게 수중 전투씬 연출을 상당히 잘하였다. 이래서 천만 관객을 넘긴 것인가…

사람들이 제목에 기대하는 바가 있다. ‘명량’은 명량해전을 기대하게 되고, ‘남한산성’이면 남한산성에서의 전투를 기대하게 된다.

 

이순신의 고뇌가 이야기의 출발과 끝이다. 정확히 말하면, 두려움을 극복한 인간이 승리를 이끈다.

하지만, 이순신의 고뇌는 전투의 중간중간 클로즈업 샷으로만 처리하고, (이미 앞에 한 시간 동안 지겹게 얘기했는데, 끝까지 하면 관객 700만 명이 떨어져 나간다고.. ) 왜장과의 싸움으로 처리된다.

전투씬의 연출을 한 시간 동안 재밌게 보게 만들기 쉽지 않은데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하는 연출이 대단하다.

그리고, 수많은 유명 배우들을 데려다 단역으로 쓰고도 그들이 막연히 소비된 느낌이 들지 않는 것도 대단하다.

 

여성 캐릭터는 이정현 배우 한 명 나온다.  그래도 주조연급 배우인데, 나와서 치마 흔드는 역할을 주다니… 너무했다.


20210131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 ( 2021, 이인의 감독)

입양인이 주인공인 영화가 다른 톤과 다른 시선이 있는지 궁금했다.

내가 기대한 것에 못 미쳤는데... 어떤 부분이 내 마음에 걸렸는지 정돈해 보자.


# 해외입양인 주인공이 한국 배경에서 사실적으로 그려지면, 이질감이 들기 시작한다.


# 입양기관의 법률적 얘기가 대사로 나오면 무슨 말인지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대개의 영화에서 법률, 과학, 의학적 설명을 하는 장면에는 반드시 아무것도 모르는 캐릭터를 넣어서 ‘뭐라고요?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요’라는 대사를 해야 한다. 그러면 누군가가 ‘ 쉬운 말로 사형이라고 사형. 혹은 죽은 거나 다름없단 얘기지’ 등으로 아무것도 못 알아듣는 사람에게 말해준다. 그때 관객도 함께 엿들으면서 이해할 수 있다.

그 역할이 없어서, 감독이 느끼는 중요한 단서와 팩트들이 흘려 지나간다.


# 확실히 중간 통역자의 분량이 커지기 때문에 통역자는 비중을 갖는 역할을 해야 한다.


# 해외입양인이 처음 엄마를 만나서 껴안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실제 현장에선 주변에서 시키는 분위기라는 걸 알고 있다. 어쩌면 입양인이나 생부모가 분위기상 왠지 해야 할 것 같아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평생 처음 보는 여자가 엄마인데 바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절대 다음날 바로 손을 잡고 다니기 쉽지 않다.  

그래서 영화에서 보여지는 이 장면들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헤어진 엄마와 만나자마자, 안고 손잡고 다니는 것. 이 모습을  바라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 같은 불편한 느낌.

그러면 작가, 제작자는 이 '바라는 사람'이 원하는 대로 해줘야 할까..?


# 입양 이슈가 너무 복잡해서 하나의 얘기만 붙잡고 가야 한다. 너무 많은 얘길 담을 땐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남의 일처럼 말하지만.. 쉽지 않다.  매우 어려운 소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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