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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Nee Jan 28. 2022

2020년 3월 영화, 다큐, 시리즈 단상(1)

끄적임


20200225 

<연애실험:블라인드 러브 1~2> ( 2020,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다큐예능실험 프로그램. 미국적인 정서. 연애 시뮬레이션은 문화적 정서가 다르면 이입하기 쉽지 않은 듯. 진짜 다른 세계의 일로 보임.

한국인들은 초면 상대에게 배려와 예의를 갖추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데, 이들은 전혀 그렇지 않음.

그럼에도, 인물 유형을 보는 재미가 충분함.

가장 말초적인 부분을 놓고 감정을 들었다 놨다 하는 재미가 쏠쏠.

'저 커플이 잘될까..? 쟤는 진짜 비호감이다... 쟤는 바람둥이네.. 맞아, 사람한텐 저런 면이 있지.. 아버지가 흑인운동 하셨는데, 저 백인과 결혼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순탄할까...처음보는데, 이미 눈에 뭐가 씌었나..?'

그래도, 이 실험 컨셉의 매력은 얼굴 안보고 일주일 넘게 벽 너머로 대화만하다가 만났을 때의 순간이다.  

사랑은 눈보다 귀로 먼저 시작되는게 맞는 것 같기도.

20200301

<연애실험: 블라인드 러브> (8~10 다큐시리즈)

확실히 예능다큐는 뒤로갈수록 자극적 재미가 떨어지는듯. 개인 취향을 타는걸수도.

그래도 끝까지 볼 수 있는 이유는 ‘진짜로 결혼을 하는가 마는가'를 보기 위해.

이제 방영이 끝난 이후 유튜브로 인물들의 실제 생활이 연결된다. 그리고 방송도 타더라.


+ 추가로 22년 1월 25일 단상 덧붙임.

한국 프로그램 중에 돌싱과 솔로들 만남 프로그램이 인기다.  ''연애실험' 저 프로그램을 볼 때는 저것이 상당히 자극적으로 느껴졌지만,  글로벌 네트워크의 영향인지 한국 프로그램들도 이제 많이 수위가 올라오긴 했다.

한국적 문화를 기반으로 하여 정서가 다르긴 한다. 물론 첫 만남에 웨딩드레스 입히고 하는 시선의 자극은 있지만, 미국처럼 '진짜 결혼'까지 시키지는 않는다.  '이 프로그램에 나오는 동안은 같이 섹스한 얘기하고  결혼도 해야 합니다' 라는 것을 한국에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테니..


<베로니카> (2017, 파코 플라자 감독)

한국의 10대 소녀들 나와서 분신사바하는 공포랑 거의 같음. 누가 누구 것을 따라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매우 익숙한 장르의 스페인 버전.  영화의 끝까지 귀신의 존재를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 것이 서스펜스 지속시킬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었음. 작품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것은 오로지 서스펜스라고 생각함. 가족 설정이나, 주인공 캐릭터도 익숙했고. '이 이야기는 경찰 보고서에 있었던 실화이다.' 라고 하는 맥락도 한국 방송 다큐에서 본듯한 문법.

호러는 익숙함을 갖고 연출을 잘하는 것이 관건인 듯. 그리고 'the thing'을 잘 감춰둬야 할 것 같다.


<게브리얼의 죽음: 누구의 책임인가>( 2020, Brian Knappenberger 감독, 넷플릭스 6부작 다큐시리즈)

: 아동학대로 죽은 게브리얼 사건의 재판과정 중심 + 주변 인물들 인터뷰.

재판과 인물 인터뷰 만으로 세세하게 내막을 파헤친다.  

이 다큐를 넷플릭스 회사의 사업적 측면으로 본다면,  적은 예산으로 깊이감 있고, 컨텐츠 양을 늘릴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20200302

<서울역> (애니메이션, 2016, 연상호 감독)

주요인물: 가출소녀, 아저씨 포주, 젊은 포주, 노숙자, 경찰, 군대, 무능한 정부

주요무대: 서울역 지하도- 용산 인근 재개발 현장

모두가 사는게 힘들고, 착하지 않다.  동일시 하기가 쉽지 않다.

2020년의 시대에 맞지 않는 결정적 이유는, 권력을 지닌 무능한 정부의 표현이 큼. 최순실-박근혜 탄핵이후 현 문재인 정부까지 .. 이제 국민은 정부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언제든 갈아치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처럼 보인다. 때문에 정부가 최루탄을 쏘고, 노숙자에게 발포하는 장면이 임팩트있게 다가오지 않고, 과거 역사 처럼 보인다.


<부산행> (2016, 연상호 감독)

주요인물: 증권 펀드매니저/ 그의 딸/ 임산부와 그 남편/ 야구부 남녀/ 천리마 고속버스 상무

주요무대: 서울역- 대전역- 동대구역- 부산까지의 열차안과 역

에피소드가 많지 않지만, 각 커플들이 헤어졌다 만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여러 시점 상황이 나오기 때문에 감정의 기복을 잘 만들어낼 수 있다.

예) 아빠와 헤어진 수안의 시점- 수안을 찾는 아빠 시점

/ 야구부 소년의 시점 상황- 야구부 소녀의 상황


20200306

<프랙처> (2007, 그레고리 호블릿 감독)

법정영화를 연출로 화려하게 표현함.

치밀하고 노련한 능구렁이 살인범이 자만하고 경솔한 애송이 검사를 재판에서 갖고 논다.

살인자는 무죄와 증거부족을 이유로 구속되지 않고 빠져나간다. 마지막에 진심으로 재판에 다가선 주인공이 경솔했던 살인범을  재판으로 붙잡는다.


<아이 엠 어 히어로> (2016, 사토 신스케 감독)

루저 주인공. 히어로가 되고 싶은 내적 욕망. 적은 예산의 좀비 영화?!

마트/ 옥상/ 지하주차장/ 터널 좀비 공식의 장소들과 무수한 좀비들 나옴.

솔직히 한국 대중이 받아들이기 힘들 분장의 고어적 면이 많음.

글쎄.. 최근 관객들이 보고 싶어하지 않을 방식의 루저 남성의 남자되기. 마지막에 산탄총만 100발 쏘는데 20분 씀.  완전 B급 매니아 남성들만 좋아할 것 같다.


20200310

<이어도> (1977, 김기영 감독)

: 77년 작품이라 믿기 힘들 다이내믹한 카메라 연출. 하드보일드 스타일의 조명. 기이한 분위기의 섬모양. 오컬트적이며 한국적인 무당 얘기.

이야기를 끌고 가는 주인공은 자신이 죽였다고 믿는 남자의 뒷조사를 하면서 섬에 도착한다. 거기서 한 명씩 이 남자와 얽힌 사람들의 사연을 따라가는데..

구조적으로 동네사람- 친구- 아내- 미지의 술집 여인(알고보면 원래 부인)- 자기 자신 순서로 미스테리의 방향을 좁혀가는 것이 매우 영리해 보임.

‘민자’라는 여성을 처음에 잘 숨겨놓고, 중후반에 가짜 민자 등장, 이후 진짜 민자 등장이라는 것이 흥미로움. 술집여자가 왜 그렇게까지 천남석이라는 죽은 남자에게 집착했는지 이해가 됨.

그런데.. 초반에 어린 민자에게 한 강간씬이 현시대 관점으로 보기에 너무 잔인하여 관객의 눈으로 보기에 천남석 캐릭터를 좋게 보기 어려움. 70년대 남성들에게는 이입가능했을 듯 한데.. 지금 보기엔 너무 폭력적이다.


<언프렌디드 다크웹> (2018, 스티븐 수스코 감독)

익숙한 부팅음과 노트북 화면으로 시작. 노트북 바이러스를 통해 살인 행위를 시키고 살인을 당한다. 돈을 내면 살인 라이브를 보여주는 어둠의 경로가 있다. 자본주의가 실현한 어둠의 회사.

현 시대에 있을법한... 그런데 이 시리즈를 세 번째 보니 조금 식상하다.  2,30대 젊은 매니아 타겟을 노린 장르.


+ 추가 단상)

실제로 N번방, 박사방이 드러나며 다크웹에서 저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는 현실이 드러났다. 영화는 있을 법한 기분 나쁜 일을 보여줬지만, 현실은 더 끔찍한게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20200314

<작은 아씨들> (2020, 그레타 거윅 감독)

: 백인 소시민 이야기는 정말 내 취향이 아닌듯.

하지만 과거와 현재의 교차 편집을 통해 과거가 과거가 아닌 조의 책 이야기로 보이도록 만든 것은 효과적 전략이었다. 마지막에 조가 교수란 사람과 결혼하는 것을 보는 관객들도 만족할 수 있는 두 층위를 결합한 발칙한 아이디어랄까. 양자역학적 방법이랄까?!  관객이 보는 영화 캐릭터 조는 결혼하지 않고, 그녀의 작품 속 조만 결혼한 것으로 믿게 한다. 어찌됐든 조가 결혼해서 행복해지길 바라는 관객과 결혼하지 않고도 행복해지길 바라는 두 관객층 모두를 섭렵했단 인상이 듦.

각 캐릭터들 연기 좋음. 역시 플로렌스 퓨!! 스크린을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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