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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Nee Mar 30. 2022

22년 3월, <레벤느망>

20220322

<레벤느망> (2022, 오드리 디완 감독)

유럽에서 낙태를 말하기 위해선 현재 시점이 아니라 과거 시점의 이야기가 대중적 선택이 될 수 있다.

현시점에서 임신과 낙태를 말하려 하면, ‘아니, 지금 너네는 원하는 대로 살 수 있잖아. 뭐가 그렇게 살기 힘들다 그래.'라고 가로막힐 수 있다. 

어쩌면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과거 시점의 작품을 보여줘도, '그래, 니들은 지금 저 정도는 아니잖아’라고 할지도..

원작 소설가의 자전적 얘기라는 점은 '삶의 진실에서 오는 무게' 때문에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있는 입들을 막는다. 


암튼, 봉준호 감독이 극찬한 영화라 홍보 및 선전을 하고 있었던 작품인데...  저런 공감을 이제야 했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

<4개월 3주 2일>, <더 월>(1996), <트라이브>를 보면 전 시대와 전 세계에 걸쳐 여성들이 스스로 쇠꼬챙이를 몸 안에 넣어왔고, 낙태를 하기 위해 더 위험한 강간 상황에 놓여왔다.

조금 방식의 말하기인 <베라 드레이크>를 보더라도 여성들이 독립적으로 살기 위해 감당해야 하는 것들을 알 수 있다.


늘 그렇듯이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잊을만하면 한 번씩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주는 것도 필요하다. 인간이란 동물은 망각을 잘하기 때문에.. 늘 주입식 교육이 필요한 듯. 


주인공 여성의 감정에 집중시키기 위한 화면 비율.

1.66:1 인가? 1.37:1이라고 하네. 특이하네. 


남자들은 이 영화 보면 남자인 게 너무 싫을 것 같다. (남자 친구이나 임신 당시 파트너도 아니고) 믿을만한 남사친에게 임신 고민 털어놨더니,  갑자기 달라 보인다며.. 임신 걱정할 필요 없으니 갑자기 섹스하자고 하고.. 

인간이 아무리 잘난척해도 고작 동물 호르몬의 노예처럼 보이니...


연출적으로 특별함을 느끼긴 어려웠지만, 100분의 시간이 마치 12주인 것처럼 함께 견뎌야 했던 시간.  

덕분에 영화가 끝나고 너무 지쳤다.  체험형 기구를 100분 동안 탔다는 비유는 너무 얄팍하고, 저 나이 저 삶의 여성의 롤러코스터를 100분 탔더니 너무 힘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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