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을 다루는 방식이 아주 매력적이다.
김희정 감독은 진정한 독립영화감독 같다. 저예산이지만 상당히 작가적으로 스타일적으로 모든 걸 갖춘다. 그리고 선형적인 영화 플롯 안에서 삶과 죽음을 비선형적으로 잘 엮어낸다.
어딘가 촌스러워질 법한데.. 경계를 묘하게 스치듯 비껴간다.
좀비 스펙터클/ 역사물/ 액션/ 정치드라마
# 좀비 공식의 진화.
왕의 감염부터 시작된 좀비 개체수의 증가
생사초가 좀비가 되는 원인이 된다.
달리는 좀비: 낮에 숨어있고, 밤에 달린다.
햇빛이 아니라 온도에 반응하는 좀비.
물에서 좀비의 원인이 된 숙주가 나타나서 제거가 가능하다는 설정이 재밌다. 연출이 탁월하다.
좀비의 숙주를 지닌 사람 고기를 먹은 사람들이 빠르게 좀비로 변한다는 설정도 새롭다.
물에서 숙주(촌충)를 없앨 수 있다는 설정. ( 영화 <연가시> 참고하지 않았을까?)
왕이 좀비가 된다면?
조선시대 왕궁을 중심으로 좀비를 그려낸다. 좀비가 익숙한 요즘 서양 좀비들 사이의 아시아 좀비를 좀 더 스펙터클 하게 그려내는 방법을 찾은 듯하다.
# 왕과 양반
왕궁의 비밀
'정치인들이 서로 비밀을 이용해서 정권을 잡으려는 모습', '중전이 왕자 아기를 바꿔치기하려는 계략'
속고 속이는 모습을 그려낸다.
민심의 반영
왕이 좀비가 되어 백성들을 물어뜯고, 왕 주변의 외척 해원 조씨가 교묘하게 백성들의 핏골을 빼먹는 것을 은유한다. 드라마에서는 왕이 좀비가 되어 백성들을 먹어치운다.
당파 싸움을 하는 모습은 현시대의 청와대를 상징하는 듯 보인다.
평민들의 삶 반영
평민들은 죽은 아이의 시체라도 먹으려고 달려드는데 현실의 사람들의 삶을 직접적으로 표현한다. 빈익빈 부익부의 세상에선 없는 사람들끼리 먹어 치운다.
# 평민들의 희망
이 드라마가 흥행에 성공하는 이유은 이것을 보고 있는 관객인 '민심의 반영'과 같다. 우리가 원하는 정치인과 우리가 원하는 대통령은 이런 사람이다.
이런 왕을 꿈꾼다.
머리로 나라 걱정하는 왕이 아니라, 온몸을 불사르는 왕과 양반들을 기대한다.
빠른 판단과 결정을 내리고 몸을 사리지 않는 세자. 발로 뛰는 왕.
양반
썩은 양반들이 좀비들에게 잔혹하게 먹히는 장면은 그것을 바라보는 관객에게 희열감을 준다.
# 화려한 의상
조선 의복의 다채로운 색상이 해외 시청자들에게 볼거리.
왕의 색색깔의 도포와 갓. 계속 바뀌는 왕의 의상.
#로케이션
한국의 산수
#연출
조선시대 느낌이 나는 방식으로 좀비들을 처단한다. 시즌 2로 가면서 좀 더 고어적인 방식을 선택하여 시청각적 자극이 세진다.
# 캐릭터
세자 : ‘누가 큰 백성이고 작은 백성이란 말이오! 이제부터 상주는 내가 지킨다! 지금부터 상주목사의 자격을 박탈한다.’ 빠른 판단, 강한 행동력. 솔선수범. 민심과 함께하는.
서비 : 현명한 서민 의녀
영신: 천민. 신분에 상관없이 능력을 펼친다.
조범팔의 캐릭터 변화. 탐관이었던 사또의 순수한 짝사랑 모습
# 보조 캐릭터의 임팩트 있는 역할
끝까지 중요하게 갈거라 예상된 캐릭터가 예상치 못하게 시즌 초반에 죽는다. <왕좌의 게임>이나 <하우스 오브 카드> 같은 미드에서 선보였던 방식을 한국 드라마에 반영했다고 보임)
진선균 배우, 허준호 배우가 죽었다가 살아나는 방식이 스토리에 임팩트를 더한다.
#여성 캐릭터의 다변화
서비 : 시즌 1에서는 존재감이 크게 안 느껴짐. 그러나 시즌 2로 갈수록 명석해 보이고, 세자 최측근 브레인이 된다.
중전: 야망이 넘치는 여성. 보통 영화나 드라마에서 아버지를 (상징적으로) 죽이는 자식은 '아들'로만 표현된다. 영화에서 아버지가 죽으면 늘 아들이 권력을 승계하거나 다음 세대를 이끌어가는 것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킹덤>에선 아들이 아버지의 권력을 승계하는 공식을 넘어선다. 여성인 중전이 아버지를 죽이고 권력을 낚아챈다. 아버지의 야망을 돕는 조력자가 아니라, 가부장 체계를 부서 버리는 권력욕이 앞선 여성으로 그려진다. 그래서 최근 본 드라마 중 중전 캐릭터가 가장 신선하다. 아버지 가문의 명망에 크게 연연치 않고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다. '미천한 계집아이가 이제 가문을 보살피는 것을 보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