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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갈PM Oct 19. 2023

불만을 듣는건 감정 쓰레기통일까?

경험담 그리고 느낀점.


대화에서 푸념이나 한탄 등을 지속적으로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때 대화를 받는 사람을  표현하는 댓글을 봤다.


"감정쓰레기통 처럼 당하셨네요"

"손절하세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라고 생각한다.

맞는 이유는 간단하다.

모두의 생각처럼

누군가의 아픈 경험을 공감한다는 것은 힘들기 때문이다.

이는 전문가도 마찬가지다.


예전에 심리상담을 받은 적이 있었다.

내가 심리학과 이기도 하고,

심리상담에 관심이 있어서 심리상담 직무의 힘든 점을 물어본 적이 있다.


그분이 답하길 방 안에서 하루종일

사람들 불만이나 푸념 듣는 게 힘들 때가 있다고 하셨다.

실제 의사들 중에서 자살률 1위가 정신과 의사라고 한다.


그럼 만나서 부정적 이야기를 많이 하는 친구는 손절만이 답일까?


1. "친구가 힘든 이야기를 계속하면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해?"


출처: pixabay


심리상담 수업 때 교수님이 말하셨던 게 기억난다.

원래 이런 예민한 질문은 대게 분위기가 싸하다.

그리고 하면 안 된다는 답을 어떤 학생이 말했다.  

교수님은 이에 답하셨다.

힘들어도 계속 들어줘야 해


물론 이건 감정쓰레기통 문제에 대한

당위적 판단이 아니다.

심리상담에서 경청할때 인내의 중요성에 대한 비유이다.


중요한건 이러한 경청 가치가 있는 사람이냐는 것이다.

관계가 의미 있으면 의미에 맞는 의무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친구의 부정적 이야기를 2년간 들어준 적이 있다.


2.은혜갚은 까치


이 친구는 내가 고등학교 때 1,2년간 수학을 가르쳐줬다.

쉬는 시간 종소리가 울리고,

모르는 문제를 들고

내가 쫄래쫄래 가면 틈틈이 알려주었다.


실력이 뛰어났고, 설명도 잘했다.

문과기준 성적도 수학 전교 1등이었지만

설명도 수학선생님보다 잘했다.

수적 감각도 뛰어났다.

두 자릿수 연산을 인도 베다 수학 같은 계산법 안 쓰고

2초 안에 수행했다.


당시 우리 집은 아버지 사업이 잘 안되셔서

과외 구할 형편도 안됬었다.

때문에 이 친구는 나에게 있어 수학영역의 아이언맨 같았다.


출처: 네이버 영화


감사했고, 소중했다.

그래서 2020년 코로나 기간에 친구의 푸념을 2년간 들어주었다.


푸념의 이유는 정치적 시사적인 문제였다.

내용은 밝힐 수 없어도 지극히 매니아틱한 문제였다.

그리고 내가 동의하기 힘든 부분도 많았다.

하지만 나는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주고, 공감해 주었다.


2년간 들어주니 진짜 힘들긴 했다.

나도 소중한 시간내서 이 친구 만나는 건데

만날 때마다 내 관심밖의 문제만을 이야기했다.

힘든일이지만 얘가 힘들어하기에 들어주었다.

의미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아쉬운 일이 생겼다.

친구는 정작 내 불만에 대해 관심이 크지 않았다.


3. 지나고보니 이것도 능력이구나


살다 보면 내 주장이

합리적이고, 정당한 불만이어도

들어주는 사람이 있으란 법이 없다.

답답하다.

오죽하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란 동화가 있을까.


이 친구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도, 다른 주변사람도

내가 해줬던 만큼 공감해주질 않았다.


슬펐다.

관계를 나만 고평가했나 싶었다.

그런데 지나고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사람들은 경청과 공감의 중요성을 덜인식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능력이 자체가 약했던 것이다.

 

밥이나 물질적인 건 내가 매번 얻어먹고,

지속적으로 시간을 쓰는 관계였기에,

공감에 대한 관심과 능력의 문제로 판단했다.  

내가 불쌍한게 아니라 내가 능력이 있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타인에 무관심하기 쉽다.

자기 일이 바쁘기 때문이다.

자기 기준에서 이해하려한다.

그러니까 심리상담소 비용이 1시간에 10만 원이 넘고,

잘나가는데는 반년치 예약이 차있다.


호기심을 가지고,

경청하며 같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태도는

능력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타인이 아니라

나의 이야기를 내가 들어줘야 한다는 말이 떠올랐다.

어짜피 친한 관계에 있어서도

나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공감받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4.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스스로 경청하고, 응원하기


나를 위해 내가 응원하는 것은,

흔한 행동은 아니다.

보통 초, 중, 고,대학교 에서 중요하게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단순한 행동도 아니다.

'나'라는 개념은 1개가 아니라고 한다.

'나'는 3개라고 알고있다.


심리학 석학 다니엘 카넬만이 말한 내용이다.

또한이 '나'라는 것은 애기 때 양육자의 태도에 따라 만들어진다고 한다.

이 만들어진 '나'를 성숙한 '나'가 잘 가꾸어야 한다.

간단한듯 싶지만 복잡하다.


이런 복잡함에도 불구하고,

유튜브에서 앵무새영상을 보면 참 잘한다.

시간 날때마다 혼자서 중얼거린다.


"딸기? 애유 맛있어~"

"루이(이름) 예뻐?! 예뻐!"


앵무새는 스스로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칭찬해주는 것 같다.


나의 경우에는 산책, 일기, 음악감상을 한다.

확실히 불만을 스스로 듣고,

생각해보고, 적고,

음악에 맞춰 생각해보면 힐링되는 느낌이 있다.


주로 듣는 노래를 소개해보며 마친다.


5. 풀메탈 패닉 엔딩: 지지 않는 꽃


가슴 아픈 일일수록

환하게 웃던 나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감싸준 단 한 사람


차갑게 얼어붙은 문이

살짝 열리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어


그대를 만나서 너무나 기뻤어

내 고독까지도 나눌 수 있었어


지금도 같은 하늘 아래로

이어지고 있다고

난 생각해요

멀리 있


https://www.youtube.com/watch?v=SIEf28ZevCc&list=RDSIEf28ZevCc&start_radio=1


소중하다면 친구와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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