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장. 왜 혼자 일하고 싶은가

: ‘조직 밖’에 대한 갈망과 현실

by 텐웰즈 원쓰


1) 회사를 떠나고 싶었던 진짜 이유


나는 20년 가까이 직장인이었다.
그중 8년은 비영리기관에서, 또 8년은 청소년기관에서 일했다.
돌아보면 나는 꽤 오래 버티는 타입이었다.
두 곳 모두 나쁜 직장은 아니었다. 사람들도 좋았고, 맡은 일도 의미가 있었다.


한 번은 2년 정도의 공백기 동안 친구들과 창업을 시도했다가 보기 좋게 실패했다.
그 경험 덕에 ‘밖의 세상’이 얼마나 냉정한지 뼈저리게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속에선 계속 같은 질문이 자라나고 있었다.


“나는 언제까지 이렇게 일할 수 있을까?”
“나는 나답게 일하고 있는가?”
“내 일이 나를 살아 있게 만들어주고 있는가?”


퇴사는 어느 날 갑자기 결심된 일이 아니었다.
수많은 ‘작은 이유’들이 쌓여서 만들어진 결과였다.


메일함을 열면 끝없이 쌓인 회의 일정들,

그중 절반은 내가 굳이 가지 않아도 되는 자리.
퇴근 후에도 무의식적으로 단체 채팅방을 확인하던 나.
회의가 끝나면 다들 흩어지고, 아무도 “오늘 회의 참 유익했다”라고 말하지 않던 풍경.


그런 사소한 피로가 쌓여가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자리에, 계속 있어도 괜찮을까?”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나는 겉으로는 일하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매일 ‘퇴사 연습’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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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직장인의 삶에 스며든 위기 신호


내가 조직생활을 그만두고 싶다고 느낀 이유는 단순했다.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더 직접적으로 말하면,
“누구도 내 성장을 궁금해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회의에서 내 의견이 반영되지 않을 걸 알면서도 형식적으로 손을 들 때,
상사의 성격에 맞춰 말을 고르고, 표정을 관리해야 할 때,
그 모든 순간이 조금씩 나를 닳게 했다.


어느 점심시간, 창밖의 하늘이 유난히 맑았다.
그날따라 푸른 하늘을 보며 문득 생각했다.
“내가 지금 여기에 앉아 있는 게 맞을까?”

그 질문이 떠오르기 시작하면서부터, 나는 마음속으로 이직이 아니라 ‘퇴사 이후의 삶’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결정적인 순간은 연말의 업무조정 회의였다.

몇 년간 애정과 자부심을 쏟았던 일들이 사라지고,
누구나 대신할 수 있는 일로 바뀌는 걸 보며 깨달았다.
“조직도 나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는구나.”
그때부터 일이 일 이상의 의미를 잃었다.
그저 월급을 위한 노동이 되었다.



3) 조직 밖의 삶에 대한 환상과 실상


퇴사 전, 나는 상상했다.
아침 9시에 커피를 마시며 여유롭게 산책하고,
조용한 서재에서 글을 쓰는 자유로운 삶을.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다.


첫 달엔 오전 11시가 되어도 이불속에서 나오지 못했다.
“오늘 뭐 하지?”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불안해서 SNS를 열고, 비교하며 괜히 마음이 더 초조해졌다.

오전에 간신히 정신을 차리면, 오후엔 외로움이 몰려왔다.
혼자 일하는 삶에는 ‘자유’뿐 아니라 ‘무한한 자기 관리와 책임’이 따른다는 걸 그때 알았다.


하지만 동시에,
회의도 보고서도 없는 오후 세 시에 산책을 하다가
불현듯 떠오른 아이디어를 노트에 적고,
그게 실제 프로젝트로 이어졌던 경험은
내 인생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이었다.

혼자 일하는 삶은 외롭지만,
그만큼 창조적인 기회를 준다.
이제 내 하루는 ‘버티는 날’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하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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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퇴사를 말리는 사람들, 나는 왜 떠났을까


퇴사를 고민한다고 말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말했다.

“어디 가도 다 똑같아.”
“요즘 같은 시대에 회사가 있다는 게 어디야.”
“혼자서 그게 가능하겠어?”

그 말들이 틀린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건, 내가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었다.


“이 삶을 5년, 10년 더 이어가도 괜찮을까?”
“아이에게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말하면서, 나는 왜 못 하고 있을까?”

나는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 환경에서 ‘충실한 직원’으로 남고 싶지 않았다.


내 시간을 회사에 ‘넘기는 삶’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되돌려주는 삶’을 살고 싶었다.



� 에피소드: 나의 첫날, ‘퇴사 시뮬레이션’


어느 점심시간, 카페 한 구석에 혼자 앉아 있었다.
뭔가 쓰는 척하며 노트를 펼쳤지만, 사실은 그냥 조용히 생각하고 싶었다.
노트 첫 줄에 이렇게 적었다.


“내가 오늘 퇴사했다면?”

그리고 퇴사한 사람처럼 하루를 상상해 봤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운동하고,
7시에 뉴스를 보고,
8시에 가족을 등교시키고,
9시부터 커피를 마신다.
오전엔 프로젝트를 정리하고,
점심엔 산책을 하고,
오후엔 작업실에서 글을 쓴다.


그날은 그저 상상만 했지만, 마음이 이상하게 가벼워졌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오늘 나는 내 인생의 방향을 조금 바꾼 것 같다.”
그 문장을 일기 마지막 줄에 썼다.


그로부터 몇 달 뒤,
다른 사람들은 다음 해 사업계획서를 쓰고 있었지만 나는 ‘퇴사 계획서’를 쓰고 있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나의 퇴사는 실행되었다.


이제 나는 매일 아침 그날의 ‘시뮬레이션’ 속 하루를 조금씩 현실로 살고 있다.
작업실은 여전히 창고 같고, 일감은 들쭉날쭉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내 시간의 주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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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무리 메시지


혼자 일하고 싶다는 마음은 게으름도, 현실도피도 아니다.
그건 자기 삶을 다시 설계하려는 용기 있는 선택이다.
혼자 일하는 삶은 자유와 책임이 공존한다.
‘퇴사 충동’은 감정이 아니라, 방향을 알려주는 신호일지 모른다.
우리는 결국, 누군가의 직원이 아닌 자기 삶의 설계자가 되어야 한다.


�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나답게 일하고 싶다는 마음은, 결국 나답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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