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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스 Mar 14. 2021

금 가격 전망 - 부채, 저성장, 비트코인, 양적완화

금 가격 상승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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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 강한 성장, 디폴트 선언, 금리 인하


① 강한 성장


성장이 나오게 되면 소득이 증가하고 소득이 증가하면 부채를 상환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 역대급으로 늘어난 부채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성장이 나타날 수 있을지는 의문의 여지가 많습니다.


② 디폴트 선언


이 방법은 채권 투자를 했던 투자자들의 손실이 막대하게 될 것입니다. 금융시장에서 이른바 패닉이 올 수도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나 중앙은행이 화폐 발행으로 부채를 더 많이 늘려 문제를 봉합시키는 방법이 나올 수 있습니다. 즉, 더 이 방법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문제 해결이 아닌 문제 봉합인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글로벌 금융위기나 유럽 재정위기 당시의 부채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더 많은 부채로 위기를 극복해 왔습니다(문제 봉합). 리먼의 디폴트나 그리스 등의 디폴트는 다른 경제주체의 부채를 늘려주는 과정이 되었고 이는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③ 금리 인하



기준금리를 제로까지 낮추고, 심지어 마이너스 금리 정책까지 도입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더불어 기준금리뿐만 아니라 시장금리를 낮추기 위해 장기국채를 매입하는 양적완화(중앙은행이 장기국채를 매입하여 장기금리를 끌어내리는 정책)도 쓸 수 있습니다.


금 가격은 이 3번째 방법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고, 장기국채를 매입하면서 화폐를 발행하면 화폐 가치가 하락하게 되면서 실물 화폐인 금이 종이 화폐보다 상대적으로 더 부각되는 국면이 나타나게 됩니다.


2. 금의 시대의 당위성 - 부채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금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결국,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이 3번째 방법을 절대 버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중간에 과도하게 뿌린 유동성에 대한 걱정으로 속도 조절을 하는 과정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속도 조절 과정에서 금 가격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시장참여자들은 유동성 공급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 생각하면서 실물 화폐인 금을 계속 사들였는데, 역류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도 부채 문제가 심각하다면 화폐 발행을 중단하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유동성 풀기의 속도 조절을 시도하다가 힘겨워하는 실물 경제를 보면서 다시 유동성 풀기로 전환하는 그림을 지난 몇 년간에도 여러번 목격했습니다.


연준은 2015년 12월, 2016년 12월, 2017년 3차례, 2018년 4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시행하면서 과도하게 뿌려 놓은 유동성을 조심스럽게 회수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2018년 4분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붕괴 앞에서 이러한 시도가 좌절되었습니다.


파월 연준 의장은 2019년 1월에  금리인상 중단과 2019년 3월 양적긴축 중단을 선언했고, 2019년 7~11월 3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3월 코로나 국면에서 제로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를 시행하였고, 양적완화를 넘는 각종 긴급 대출 프로그램을 시행했습니다(Cares Act). 이러한 조치들은 부채 문제 때문에 정상화를 시도했다가, 시장의 급발작에 놀라 행동을 바꾸었던 대표적인 사례들입니다.


결론적으로, 부채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고, 오히려 부채는 더 늘었기 때문에 금의 시대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최근 금 가격이 흔들리는 원인 - 성장의 기대와 금리 상승, 중앙은행의 소극적인 유동성, 비트코인



과도한 유동성이 만들어낼 수 있는 부작용을 해소하고자 연준을 비롯한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유동성을 조절하곤 합니다.


실제로 금 가격이 최고조를 보였던 것이 지난 8월이었습니다. 당시 연준이 '평균물가목표제(AIT)'를 도입하면서 시장참여자들은 유동성 풀기의 패러다임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주식시장을 비롯해 모든 자산시장은 환호했습니다. 금 가격 역시 온스당 2050불까지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8월 말 잭슨홀, 9월 FOMC에서 평균물가목표제의 애매모호함이 부각되었고, 실제로 임팩트가 작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되었습니다. 이때 나스닥 100을 중심으로 한 대형 기술주도 조정을 받았습니다.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금 가격 역시 크게 하락했습니다.


시장참여자들은 중앙은행의 유동성 '속도 조절'을 읽었습니다. 이후, 백신 소식이 3차례 연속으로 나왔고, 바이든 정부가 경기 부양을 크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성장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기 시작했습니다.


성장이 나온다면 굳이 금을 가지고 있을 이유는 없습니다. 성장은 시차를 두고 기업 투자를 자극하고, 투자로 인한 자금수요 증가로 시중금리를 끌어올리게 됩니다. 즉, 성장이 나오면서 금리가 상승하고, 중앙은행의 유동성 풀기가 다소 소극적이게 되면 금 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디지털 금'이라는 레포릭이 붙은 비트코인이 금의 대체자산으로 부상하게 되면서 금을 바라보는 시장의 관점이 크게 변했던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금은 현재 온스 당 1700달러를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4. 2013년과 지금의 상황이 다른 점 - 부채



지금이 2013년과 비슷하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2013년 4~5월에 금 가격은 급격하게 하락했습니다. 이후, 금 가격의 흑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지난해 6월이 되어서야 금 가격은 어느정도 상승 궤도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만약 지금이 2013년과 같은 상황이라면 금 가격은 중장기까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이 2013년과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부채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면서 시간을 두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2012년 9월 3차 양적환화를 시행하면서 모기지 채권 매입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심지어 부실화된 모기지 채권까지 매입하면서 부동산 시장 부양에 힘썼습니다).


2012년 4분기부터 미국의 주택 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 상반기에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버냉키는 금융위기 이후 부채 문제가 상당히 완화되고, 성장이 나오는 만큼 유동성을 조금씩 줄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이 그 유명한 테이퍼링입니다. 그리고 2년 후인 2015년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실제로 연준의 첫 기준금리 인상은 2015년 12월에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미국의 부채 문제는 상당 수준 해결되었습니다. 그리고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경기가 회복되고 있었습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스탠스에 발맞추어 시장금리도 덩달아 상승하는 모습이 연출되었습니다.


금 가격은 온스 당 1900 달러까지 상승했다가 이때부터 하락하기 시작했으며, 2015년 12월에 온스 당 1050 달러까지 추락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과 2013년 당시의 상황은 무엇이 다를까요? 지금은 부채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백신이 상용화되었다고 해서 과거의 강한 성장기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올해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이후, 미국 정부의 부채는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연준의 유동성 풀기도 이에 보조를 맞추었습니다. 미국의 기업들은 투자등급, 투기등급 할 것 없이 낮아진 금리의 수혜를 받았습니다.


연준이 빌려줄 때 대대적으로 채권을 발행하여 현금을 미리 땡겨왔습니다. 그러면서 기업 부채 역시 큰 폭으로 늘어났습니다. 미국 가계 부채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넘어설 수 있을 정도로 커졌습니다.

 

출처 : IMF


미국 기업 및 가계의 GDP 대비 신용, 출처 : FRB [Financial Stability Report]


미국 비금융기업 누적 부채 추이, 출처 : FRB [Financial Stability Report]


이러한 부채 증가는 비단 미국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유럽,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역시 부채를 늘리면서 이번 위기에 대응했습니다.


2017~2018년 지속적인 디레버리징으로 부채 줄이기에 힘을 쏟았던  중국은 기업 부채 비중이 다시 증가했습니다. 우리나라 가계 부채 역시 부담스러운 레벨에서도 더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렇듯, 전세계적으로 부채가 훨씬 크게 늘어났습니다.


5. 부채와 성장 - 부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제대로된 성장이 나올 수 있을까?



일본의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일본은 제로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하면서 유동성 공급을 늘려왔습니다. 그러나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지 않았습니다. 보통 금리가 낮으면 낮은 금리에 돈을 빌려 공장을 짓는 등의 설비투자를 하게 되고 이를 통해 고용을 늘어납니다.


문제는 일본 버블 붕괴 이후 기업들이 너무 많은 부채 더미에서 고통을 받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어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기업들은 받은 돈으로  부채를 상환했습니다. 금리가 낮으면 낮아진 돈의 값 때문에 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투자를 늘리는 것이 전통 경제학의 이론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낮은 금리에 한계기업들이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돈을 조금씩 벌 때마다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대출을 상환하기 바쁘게 된 것입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자산시장이 뜨겁다면 부채가 아무리 많아도 그 돈으로 자산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더 이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자산시장의 과열이 어느 정도 식는다면? 낮아진 금리 하에서 대출 상환을 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입니다. 결국, 과도한 부채 하에서 실물 경기의 회복을 만들어내는 기업들의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2009년 하반기부터 경기회복이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푸는 것을 멈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출구전략).


그리고 실제로 연준은 2009년 3월부터 시작했던 1차 양적완화를 2010년 6월에 중단했습니다. 이후 더블딥에 직면하면서 2010년 11월 초에 2차 양적완화에 돌입했습니다.


이후, 3차 양적완화까지 이어지면서 약 4년에 걸친 유동성 풀기가 지속되었습니다. 1,2,3차 양적완화와 중간에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까지 지난한 부채 부담 완화의 시기를 보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과거와 다른 것은 금융위기와 달리 일시적인 충격에 그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버냉키가 언급했던 '눈보라'처럼 한 번 몰아칠 때 경제주체들이 집에 숨어있다가 눈보라가 사라지면 다시금 경제활동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중소기업들의 파산이 이어지면서 미국의 영구 실업자수가 350만명 수준에서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일시적인 눈보라가 아닐 수도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즉,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영구적인 상흔을 남길 수 있는 이벤트가 될 수도 있습니다.


미국 영구실업자수 추이


정리하면, 지금 시장은 백신 이후 성장이 강하게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 그리고 연준과 미국 정부의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맞물려 성장이 강하게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성장이 강하게 나오면 금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쌓여 있는 부채 문제를 깨달으면서 성장이 흔들릴 때, 추가적인 유동성 풀기가 나온다면 금은 중기적인 관점에서 다시 주목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그 때에는 기존에 푼 것보다 더 많은 돈을 풀 수 있기 때문에  금 가격 역시 전고점을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


[요약]


1. 부채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의 성장이 시장이 기대하는 것만큼 나오지 않을 수 있다.


2. 성장이 기대에 못 미친다면 연준은 다시 돈을 풀 수밖에 없다(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도 1,2,3차 양적완화를 통해 4년간 돈을 풀었고, 비로소 성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3. 성장이 좀처럼 나오지 않고, 연준이 다시 돈을 푼다는 가정하에 금이 다시 주목 받는 시장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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