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분들이 가장 많이 질문하시는 것 중 하나가 미국 노동시장에 관련된 내용입니다. 최근 연준은 타이트한 노동시장(노동수요 > 노동공급)과 양호한 고용지표를 근거로 경기침체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소개해드릴 논문(FRB에서 발행)은 좋은 노동시장 여건이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악화될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논문 링크 : https://www.federalreserve.gov/econres/feds/files/2022049pap.pdf
이 논문은 최근의 미국경제 상황을 제1차 세계대전(1914~1918년) 이후와 유사하다고 가정합니다.
당시 미국 경제는 전쟁 이후 급격한 수요 증가와 완화적인 재정정책 및 통화정책의 영향으로 20%를 상회하는 인플레이션과 고성장을 경험했습니다. 이에 연준은 인플레이션 제어를 위해 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했습니다.
연준의 급격한 긴축정책으로 인해 노동수요가 노동공급 대비 빠르게 감소하면서 미국경제는 1920~1921년에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었습니다. 더불어 디플레이션으로 전환되었습니다.
구체적인 수치로 당시 노동시장 상황을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1차 세계대전 직후(1918~1919년), 산업구조 재편과 가계소비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노동수요가 전반적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에 노동시장은 타이트해졌습니다(노동수요 > 노동공급).
[1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 노동지표]
구인배율(빈 일자리수 / 구직자수) : 1.1~1.6 (높을수록 노동시장이 타이트함)
취직률(신규 매칭된 일자리수/구직자수) : 0.5
충원율(신규 매칭된 일자리수/빈 일자리수) : 0.4~.0.5
(해당 수치들은 뉴욕고용청에 등록된 기초자료를 활용하여 추정)
그러나 연준의 급격한 긴축정책(1920~1921년)의 영향으로 노동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타이트했던 노동수급이 역전되는 현상이 발생했고 미국경제는 경기침체에 빠졌습니다.
[연준 긴축정책 이후 미국 노동지표]
구인배율 : 0.8
취직률 : 0.5
충원율 : 0.6
더불어, 해당 시기에 제조업 생산은 22% 감소, 주당 임금은 15% 하락, 실업률은 11.3% 상승했습니다.
즉, 연준이 통화정책의 외부시차를 잘못 계산했기 때문에(경기침체 초기단계에서 금리를 너무 급격하게 인상). 경기침체를 심화시켰던 것입니다(경착륙 유발).
통화정책 외부시차란?
통화정책이 실행되는 시점과 그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의 차이를 의미합니다.
가령, 통화정책으로 금리가 변동된다고 해도 대부분의 기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결정합니다. 따라서, 통화정책이 투자와 고용 등에 영향을 미치는 데 최소 6개월이 소요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물론, 통화정책의 외부시차는 국가마다 다소 다릅니다).
[참고하면 좋은 글]
▶ 7월 FOMC 의사록 리뷰 - 과도한 긴축정책 우려와 기준금리인하 가능성
이는 최근의 연준 통화정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연준은 경착륙을 유발할 수 있는 너무 과도하거나 빠른 긴축정책을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인플레이션을 고착화할 수 있는 너무 약하거나 늦은 긴축정책도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타이트한 노동시장, 낮은 실업률, 높은 인플레이션, 연준의 급격한 기준금리인상은 경기침체 임박의 가장 강력한 신호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선행지표인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등의 지표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