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Mar-a-Lago Accord(마러라고 합의) 2편 - 미국경제의 구조적 문제와 트리핀 딜레마" 글에 대한 구독자 '야생 맷돼지'님의 질문입니다.
시의성 있는 이슈라고 봅니다. 얼마전 후버연구소에서 나온 달러부족 이야기와는 맥락이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한편 국내 실물섹터와 금융섹터에 있는 사람들 간 해당 이슈에 대한 견해 차가 나뉘는 것 같습니다.
제조업 경쟁력이 어디서 나오는지 실물부문에 있는 분들은 알테니깐요... 중요한 안보 관세 측면에서 최근의 미-EU 간의 갈등은 약달러는 만들어내도 달러패권은 유지해낼지 모르겠습니다.
어찌보면 우리는 역사적 대전환점에 서 있는 것일지 모르죠. 과거 메카테르니 체제나 베르사유 체제의 근간에도 가치관의 공유라는 합의가 필요한데... 다시 방코르 통화 논의나... 디지털 화폐 이야기가 곧 다시 나오지 않을까요? ...
말씀하신 대로, 최근 후버연구소에서 제기한 ‘달러 유동성 부족(dollar shortage)’ 논의와 스티브 미란의 문제의식은 접근 방향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후버연구소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 내에서 금융기관들의 달러 조달 어려움, 즉 자본시장 내 유동성 제약과 금융 마찰에 주목하며, 이는 주로 달러의 공급 경로와 유동성 관리 문제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반면, 스티브 미란은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에 대한 구조적 수요가 미국의 무역적자, 제조업 경쟁력 약화, 고용 감소를 유발했다고 보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글로벌 무역 시스템의 구조적 재편을 주장합니다.
즉, 하나는 금융시장 관점에서의 기능적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실물경제 중심의 구조적 불균형에 대한 진단입니다.
따라서, 금융시장에 있는 이들과 실물경제 분야 전문가들 간에 이 이슈를 바라보는 시각 차이가 발생하는 것도 자연스럽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말씀하신 미-EU 간 안보·통상 갈등은 중요한 변수입니다. 미국이 약달러를 추진하더라도, 동맹국들과의 전략적 신뢰가 약화된다면 달러 패권의 지속 가능성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미란의 논문은 이 점을 직접적으로 길게 다루지는 않지만, 미국이 시장 개방과 안보 제공을 교환 조건으로 내세우는 전략은 궁극적으로 동맹국의 협조 여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아가, 언급하신 방코르나 디지털 통화 같은 대안 통화 체제에 대한 논의는, 현재의 구조적 긴장이 심화될 경우 국제통화 질서 개편 논의로 연결될 수 있는 잠재적 이슈입니다.
미란은 이를 직접적으로 제시하고 있진 않지만, 달러 중심 체제의 조정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한 논의의 배경적 토대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흐름은 단지 일시적인 정책 대응을 넘어, 전후 질서 이후 지속되어 온 글로벌 경제 체제의 구조적 전환이 논의되는 시점일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앞으로 관련된 이슈를 계속 다룰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의견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