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W 모델과 실질기간 프리미엄
오늘 새벽에 미국국채(채권) 10년물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채권시장은 인플레이션이 압력이 크지 않다는 것에 '확신'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즉, 채권시장은 연준의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라는 프레임과 통화정책 완화 기조(조기 긴축은 없음)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한 국가의 경제 성장을 바라볼 때 채권시장(특히, 장기국채 금리)의 움직임을 더 유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채권시장은 철저하게 경제 '사이클'을 고려하기 때문입니다. 즉, 장기국채금리의 하락은 채권시장이 경제 성장을 좋게 보지 않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장기금리로 대표되는 미국국채 10년물 금리는 어떠한 요인에 의해 움직일까요? 경제 성장,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입니다. 이는 지난 포스팅에서 수차례 말씀드렸던 DKW(D'Amico, Kim, and Wei) 모델을 통해 수치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2~3월 장기금리의 가파른 상승은 금융시장의 최대 화제거리였습니다. 그러나 급등한 장기금리는 최근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며, 왜 그럴까요?
이번 글에서는 DKW 모델을 통해 지난 1~5월 간의 장기금리 상승 및 하락 원인을 살펴보고, 향후 전망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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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W 모델과 관련된 자세한 경제학 이론은 위의 글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경제학 이론을 살펴볼 시간이 없으시면 각 요인이 어떤 이슈에 의해 움직이는지만 아셔도 충분하실 듯 합니다.
데이터 얻는 곳 : https://www.federalreserve.gov/econres/notes/feds-notes/tips-from-tips-update-and-discussions-20190521.htm
DKW 모델에 따르면, 미국국채 10년물 금리는 다음과 같은 4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됩니다.
10년물 금리 = 단기 실질금리 평균(예상치) + 기대인플레이션 + 인플레이션 위험 프리미엄 + 실질기간 프리미엄
① 단기 실질금리 평균(예상치) : 채권시장의 경기 전망과 연준의 기준금리 정책 기조를 반영합니다.
② 기대인플레이션 : 채권시장의 향후 인플레이션 기대를 반영합니다.
→ ①과 ② 요인은 채권 시장이 경기가 개선된단고 해석한다면 상승하게 됩니다.
③ 인플레이션 위험 프리미엄 : '불확실한' 인플레이션 리스크(스태그플레이션 등)에 대한 추가 보상을 반영합니다.
④ 실질 기간 프리미엄 : '불확실한' 국채 수급 요인 등의 요인(인플레이션 요인 제외)과 정책당국의 정책 방향 불확실성(특히,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의 불확실성)을 반영합니다.
→ ③과 ④ 요인은 정부의 과도한 국채 발행, 연준의 예상치 못한 통화정책(조기 긴축),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 등에 대한 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상승하게 됩니다.
미국의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논쟁은 바이든 정부의 출범과 '블루 웨이브'의 실현으로 본격화 되었습니다.
통상 민주당 정부는 재정정책을 시행하는 데 있어 더 적극적입니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1.9조달러 규모의 소득보전 정책을 시행하였고 4조달러 인프라 투자 정책을 계획했습니다.
이는 미국 정부의 과도한 장기국채 발행을 의미했습니다. 만약 채권시장에 국채 공급이 늘어난다면 국채 금리는 상승하게 됩니다. 따라서, 국채 수급에 대한 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게 상승했습니다. 이는 채권 투자자로 하여금 장기국채 투자를 꺼리게 만들었습니다.
즉, 장기국채의 수요 감소와 공급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장기국채 금리가 상승하게 된 것입니다.
연준의 통화정적 완화 기조와 미국 정부의 역대급 재정정책이 지속되면서 미국의 성장이 다른 주요국보다 더 가파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불을 지핀 것은 2월 중순에 발표된 미국 의회 예산국이 전망한 미국 GDP 갭 예상치였습니다. 크게 개선된 GDP 갭 예상치는 연준이 조기 긴축을 시행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만들었습니다(불확실성 증가).
더불어, 경제학계에서 유명한 래리 서머스와 올리비에 블랑샤르는 미국 정부의 대규모 소득보전 정책이 인플레이션 위험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보적인' 경제학자라고 평가 받는 이들이 인플레이션 위험을 경고했기 때문에 금융시장은 더 긴장했습니다.
그렇다면 장기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는데 있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 요인은 무엇이었을까요? 경제 성장 및 인플레이션이었을까요? 아니면 불확실성이었을까요?
불확실성이었습니다. 이를 DKW 모델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1월 초에 미국국채 10년물 금리는 약 0.93%였습니다. 3월 중순에 고점은 약 1.74%였습니다. 약 0.8%p(80bp) 증가했습니다.
① 단기 실질금리 평균(예상치) → 약 4.5bp 증가
: 채권시장의 향후 경제 전망과 연준의 기준금리 정책 기조를 반영됩니다
DKW 모형에 의하면 1월 4일에 약 - 0.05%였습니다. 3월 19일에 - 0.005%였습니다. 약 0.045%p 증가했습니다(약 4.5bp 증가)
② 기대인플레이션 → 약 26bp 증가
: 향후 장기 인플레이션에 대한 채권시장의 기대가 반영됩니다.
DKW 모형에 의하면 1월 4일에 약 1.74%%였습니다. 3월 19일에 2%였습니다. 약 0.26%p 증가했습니다(약 26bp 증가).
③ 인플레이션 위험 프리미엄 → 약 18bp 증가
: 불확실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령, 스태그플레이션 등)에 대한 추가 보상이 반영됩니다.
DKW 모형에 의하면 1월 4일에 약 - 0.12%였습니다. 3월 19일에 0.06%였습니다. 약. 0.18%p 증가했습니다(약 18bp 증가).
④ 실질기간 프리미엄 → 약 32bp 증가
: 불확실한 국채 수급 요인 등의 요인과 정책당국의 정책 방향 불확실성(특히,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의 불확실성)에 대한 추가 보상이 반영합니다.
DKW 모형에 의하면 1월 4일에 약 - 0.59%였습니다. 3월 19일에 - 0.17%였습니다. 약. 0.32%p 증가했습니다(약 18bp 증가).
위의 결과를 분해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경기 개선 기대 요인(① + ②)으로 약 0.3%(30.5bp) 증가했습니다.
인플레이션 요인(② + ③)으로 약 0.44%(44bp) 증가했습니다.
불확실성 요인(③ + ④)으로 약 0.5%(50bp) 증가했습니다.
위의 결과를 통해 장기국채금리의 가파른 상승은 불확실성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장기국채금리의 하락으로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불확실성 해소는 어떻게 달성될까요?
지금의 상황을 봤을 때 주요한 방법은 정책 당국의 '커뮤니케이션'이었습니다.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프레임을 강력하게 주장했고, 옐런 재무장관은 '금리 인상'의 가능성을 지속해서 언급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챕터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미국국채(채권)10년물 금리의 하락 추세는 3월 FOMC 이후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파월 의장은 말 그대로 '원맨쇼'를 하며 채권시장의 모든 의구심을 '말'로 눌러버렸습니다.
주요 내용은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며, 연준은 '전망'이 아니라 '실제 데이터'를 보고 통화정책을 운영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We'll have to see it first). 즉, 현재의 상황은 연준의 조기 긴축을 언급할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최근까지도 지속되었습니다.
물론,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 등이 '테이퍼링'을 언급하며 파월 의장에 반기를 든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아주 무관심하지 않다는 느낌만 주고 있으며, 이는 오히려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불확실성의 감소).
즉, 시장의 기대를 적절하게 통제하기 위해 연준내에서 역할 분담을 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연준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채권시장이 연준의 주장을 강하게 믿도록 만들었습니다.
옐런 장관은 각종 컨퍼런스에서 금리 인상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실제로 금리 인상을 시행하라고 연준에게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기대인플레이션을 적절하게 통제하기 위한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즉, 정책 당국은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라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인플레이션에 아주 무관심하지는 않다라는 것을 시장에 끊임없이 주입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시장의 인플레이션 리스크 불확실성을 상당히 낮추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만약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없이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라는 말만 반복한다면, 정책 당국의 정책 실패 가능성이 제기되고 경제주체의 기대인플레이션이 '고정'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의 조기 긴축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을, 옐런 장관은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지금까지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연준의 양적완화 내용 변화도 장기금리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난 5월 14일에 연준은 기존의 양적완화 규모를 유지한 상태에서 장기국채 매입 비중을 늘리고(장기국채 수요 증가 → 장기국채 금리 하락) TIPS 매입 비중을 줄였습니다(TIPS 수요 감소 → TIPS 금리 상승).
이는 장기국채 금리 하락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기대인플레이션 지수인 BEI 지수가 크게 하락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BEI 지수(10년물) = 10년물 국채금리 - 10년물 TIPS 금리
지난 포스팅에서 미국의 성장과 고용이 시장의 예상보다 하회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수요 측면에서 미국의 성장이 크게 나아질 수 있는 근거를 아직까지 찾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를 저축률, 경제활동참가율, 화폐유통속도를 통해 살펴보았습니다.
위의 논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의 성장과 고용이 예상보다 하회할 수 있다 → 기대인플레이션의 하락
불확실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감소할 수 있다 → 인플레이션 리스크 프리미엄의 하락
연준 통화정책 기조의 불확실성이 감소할 수 있다 → 실질기간 프리미엄의 하락
결론 : 장기국채 금리의 추가적인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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