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목요일 저녁에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었습니다. 시장의 예상치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를 비롯한 장기국채금리는 오히려 큰 폭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즉, 채권시장은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라는 연준의 주장을 강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더불어 물가지표를 세부적으로 분석해보면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일만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지난 주에 발표되었던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세부 요인들을 간단하게 분석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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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0일 미국 노동부(Bureau of Labor Statistic)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근원 CPI는 지난 4월 대비 각각 0.6%, 0.7% 상승했습니다(전월비, MoM).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 넘는 수치였습니다(시장의 예상치는 둘 다 0.5%).
전월비 물가상승률이 이렇게 높았던 적은 1982년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즉, 약 40년 만에 가장 가파른 전월비 물가 상승률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기저효과가 반영되었다고 하지만, 이러한 수치는 분명 인플레이션 우려를 낳는데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채권시장의 움직임은 정반대였습니다. 장기금리의 대표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크게 하락했습니다.
왜 하락했을까요? CPI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즉, '일시적'인 요소들이 이번 물가 상승에 큰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이번 CPI의 급등을 주도한 품목들의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자동차 렌트(Vehicle rentals) : 12.1%
중고차와 트럭(Used cars and trucks) : 7.3%
항공요금(Airfares) : 7.0%
새로운 자동차(New vehicles) : 1.6%
가구(Household furnishings and operations) : 1.3%
의류(Apparel) : 1.2%
자동차 보험료 : 0.7%
외식비 : 0.6%
숙박비 : 0.4%
출처 : https://www.bls.gov/news.release/cpi.nr0.htm
위의 수치를 보면, 경제 재개방 수혜 품목(자동차 렌트, 중고차, 자동차 보험료, 항공요금, 외식비, 숙박비 등)이 CPI의 급격한 상승에 절대적인 기여를 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이 품목들이 제외된다면 물가 상승 폭이 상당히 낮아질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또한, 가격이 크게 올랐던 품목들이 가격 '정상화'를 거친다면 물가 상승 폭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참고로, 미국 중고차 가격은 코로나19 위기 전 2020년 2월 대비 약 30% 높습니다. 자동차 렌트 가격은 약 60%가 높습니다. 만약 공급이 정상화된다면(공급 증가) 이들 품목의 가격이 정상화 될 수 있으며 이는 물가 상승폭을 제약할 수 있습니다.
CPI와 근원CPI 외에 다른 참고할만한 중요한 물가지수가 있습니다. 바로 16% Trimmed Mean CPI입니다.
근원CPI(Core CPI)는 CPI에서 가격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품목을 제외합니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은 통화정책 방향을 설정할 때 근원CPI를 참고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식품과 에너지는 경제활동을 할 때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해당 품목을 제외하면 현재의 물가 수준을 상당히 과소평가할 수 있습니다(특히, 체감물가와 상당한 괴리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준은 16% Trimmed Mean CPI를 만들었습니다. 16% Trimmed Mean CPI는 물가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품목 8%와 가장 낮았던 품목 8%를 제외하고 가격 변화를 측정하게 됩니다.
해당 수치는 전월비 기준으로 약 2.1%였습니다. 전월비 기준 5월 CPI 5%, 근원CPI 3.8%보다 훨씬 낮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지수를 통해서 일부 물가 오름폭이 큰 품목이 제외된다면 전반적인 물가상승률이 상당히 낮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결과적으로, 아직까지는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기는 쉽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CPI가 발표되기 전에 채권시장은 연준의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라는 프레임을 강력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장기국채 수요 증가 → 장기국채 금리 하락).
CPI가 발표 직후 장기국채 금리가 크게 상승했지만, 곧이어 다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채권시장이 세부 품목들의 가격 추이를 확인하고, 전방위적으로 물가 상승이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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