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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남하이 김대표 May 05. 2020

작은 회사에 찾아온 우연의 기회

초보 대표의 좌충우돌 사업 이야기 - 2월 21일 금요일

  모든 게 불확실한 상황이다. 특히 우리 같은 서비스업은 늘 불확실함과 함께 살고 있다. 매일 제안을 하고, 결과를 기다리길 반복한다. 우리의 제안이 먹히면 나름 큰돈을 만질 수 있지만 그 제안은 쉽게 먹히지 않는다. 무엇보다 우린 지금까지 실질적으로 보여준 게 없다. 나라장터의 입찰만 봐도 대부분 최근 3년간 수행실적 단일 건으로 기천만원 이상을 요구한다. 청년창업을 위한다고 하지만 진입장벽이 꽤 크다. 우리처럼 실력은 나름 있고 가능성이 무궁하지만 보여준 게 미진한 회사는 무궁무진하다고 하는 기회가 하늘에서 흩날리는 벚꽃 잎 잡기보다도 어렵다.


  이런 상황에 1월과 2월, 서로의 의중을 주고받았던 XX구청의 연락은 가뭄에 단비였다. 나라기관 중 하나에서 진행하는 사업에 XX구청의 이름으로 제안을 넣을 건데 그걸 총괄해서 맡아달라는 연락이었다. 역시 신은 열심히 노력하는 자를 버리지 않는다했던가? 기회가 또 이렇게 주어졌다.


  바로 약속을 잡았다. 다음 주다. 담당 주무관은 이번에 와서 팀장님께도 인사를 드리라고 한다. 조금씩 올라가는 건가? 이거 분명 기회다.


  Y에게 말하니 Y도 살짝 흥분했다. 그러면서 또 걱정을 한다. 사실 나도 좀 걱정된다. 그런데 쫄린다고 발을 내딛지 않으면 어떻게 앞으로 가겠는가?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떨리는 심장 부여잡고 한 걸음씩 최선을 다해 내디딜 뿐이다.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회사는 매순간 우연이 큰 힘으로 작용했다. 물론 그 우연의 기회를 만들어낸 게 내 노력이었다고 자찬도 해보기도 한다. 맞는 말이다. 내가 노력하지 않았으면 기회의 근처에 갈 수도 없었으니. 하지만 그 기회가 손을 내밀어준 건 순전히 운이라고 생각한다. 약간의 겸손도 보탠다. 어쨌든 그 운이 조금씩 들어오려 한다. 우리처럼 규모가 작은 회사는 들어오는 작은 운도 꽉 부여잡고 놓칠 수 없다.


  구청에게 제안서 초안을 전달하기까지 일주일 남았다. 매일 철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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