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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남하이 김대표 May 11. 2020

재밌으면서 돈이 되는 일

초보 대표의 좌충우돌 사업 이야기 - 2월 27일 목요일

  새벽 4시에 눈을 떴다. ‘눈을 감았다’가 아니라 ‘눈을 떴다’이다. 창 밖이 깜깜할 때 잠에서 깬 게 얼마만인지. 이 느낌이 나쁘지만은 않다. 하지만 졸리다. 운전을 잘 할 수 있을까?


  콘텐츠 민주주의와 함께 하는 영상 콘텐츠 한국건축 보물찾기의 촬영을 위해 보성으로 가는 날. 전남 보성이다. 370km가 넘는다. 안 쉬고 가도 4시간은 넘게 나올 거리. 졸음이 가득한 내 현재 상태라면 5시간은 더 잡고 가야한다.


  문 연 카페가 없어 커피를 사진 못하고 편의점에서 졸음방지를 위해 박카스와 기타 주전부리를 사서 출발했다. 봄이 기지개를 펴고 있지만 여전히 춥구나.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미리 외운 대본을 암기하며 기나긴 운전 끝에 도착한 보성. 약속 시간인 10시가 되려면 아직 20분이 남았다. 커피를 사야할 타이밍이다. 구글맵을 켜서 카페를 찾아 도착한 곳. 주인이 없는 줄 알았더니 옆 비닐하우스에서 허겁지겁 뛰어나온다. 몸빼바지와 함께.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밖에 나와 보니 죄다 논이다. 불과 5시간 전만 해도 땅과 하늘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빽빽한 빌딩숲 사이에 서있었는데, 지금은 땅과 하늘만 보인다. 그야말로 자연이다.


  오늘의 촬영지는 전남 보성의 보물 중 하나 강골마을의 열화정이라는 문화재이다. 한국건축 보물찾기라는 프로그램 제목답게 한국의 훌륭한 건축물에 대해 다루는데 오늘 다룰 열화정도 굉장히 멋진 건축물이라 기대가 된다.


  강골마을회관 앞에서 만난 오늘의 용사들. 간단하게 촬영 순서에 대해 이야기하고 준비를 마친 뒤 바로 촬영에 들어갔다. 손발이 척척 맞아 그런지 생각보다 금방 끝난 열화정 촬영. 궁금하신 분들은 ‘랜선투어 lan tour’라는 유튜브 채널을 검색해보시라. 홍보냐고? 맞다. 홍보다.


  새벽에 일어나 5시간을 운전해서 3시간여의 촬영까지 끝내고 나니 몸은 녹초가 되었다. 그런데 몸에서 뭔가 호르몬이 막 분출되는 느낌이다. 즐거운 호르몬. 기분이 좋다. 재밌다. 이런 일만 하면서 살고 싶다. 이런 일이 뭐냐고? 두 가지인데, 하나는 여행을 다니면서 촬영을 하고 글을 쓰는 일. 또 다른 하나는 재밌으면서 돈 되는 일. 사실 후자는 아직 온전하지 않다. 재미는 있는데 돈이 되려면 조금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가능성은 커 보인다. 우리의 목표는 이 영상을 지자체에 판매하는 것. 우리는 우리의 콘텐츠에 자신감이 있다.


  보성에서 일을 끝내고 각자의 다음 목적지를 고려해보니 화순에서 밥을 먹는 게 적절하다는 판단이 섰다. 화순의 한 추어탕집으로 갔다.


  추어탕을 먹으면서 오늘 촬영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모두가 만족해하는 촬영. 역시 다들 재밌다는 이야기가 가득했다. 앞으로 이런 일을 많이 발굴해야겠다. 재밌으면서도 돈이 되는 일. 몸은 피곤하지만 기분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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