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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남하이 김대표 May 20. 2020

조급함이 잊게 만든 휴식의 중요성

초보 대표의 좌충우돌 사업 일기 - 3월 2일 월요일

  지난 목요일 전남 보성에서 촬영을 한 뒤, 금요일 부안, 토요일 광주, 일요일 그리고 오늘 진주, 오랜만에 여유로운 휴식이다. 그리고 그 짧은 휴식이 끝나간다. 서울 가면 다시 전쟁이겠지?


  가끔 휴식을 가져야 일이 더 잘 되고 근원적으로 잘 견딜 수 있다는 걸 종종 망각한다. 망각의 괴물은 조급함에서 태어난다. 생각해보면 난 참 모순적이다. 낙관주의자이면서도 조급함에 멈칫거린다. 다 잘 될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뭔 가를 하고 있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할 때가 있다. 나만 그런 게 아닐 거라고 자위하지만 다른 사람의 마음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결국 나 혼자의 세계에 갇히고 만다. 그러다보니 일을 하려 해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럴 때 휴식이 답이라는 걸 알지만 지금 내가 잠시 멈춰있는 동안 기회들이 날아갈까 두려워서 휴식은 글자로만 남기고 만다.


  요 사나흘 마음이 참 편하다. 이 모든 게 휴식 때문이다. 맛있는 것도 먹고, 책도 많이 읽고, 생각도 글로 많이 내뱉고, 바다도 보고, 사랑하는 사람들도 보고. 이 사나흘이 나의 기회를 앗아간 건 단 하나도 없었다. 결국 조급함은 허상이었다. 오히려 난 공중에 떠다니는 생각의 구름들을 한 데 모아 정신을 시원하게 해주는 비가 내리게 만들었다. 그 비가 내리고 나자 많은 게 명쾌하게 보인다. 내가 잊고 있던 것들, 내가 가야할 길, 나에게 주어진 것들.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한 글이나 영상을 찾으면 금방 화면을 가득 채울 정도로 많이 나온다. 그리고 그 글이나 영상에서 제안하는 것처럼 휴식을 취하면 정말 편안해지고 의욕도 더 생긴다. 그런데 그 휴식을 취하기 위해 마음을 움직이는 게 쉽지 않다. 그 놈의 조급함을 잠재워야 한다. 내가 휴식을 취하는 시간 동안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나에게 올 기회가 저 사람 휴식하고 있으니까 돌아가자고 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 휴식은 나를 긍정적으로 변하게 하고, 나에게서 등 돌린 기회의 얼굴을 마주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노트에 조급함이라는 단어를 쓰고 그 종이를 구겨 버렸다.


  푹 쉬었다. 오늘 저녁에 서울로 돌아간다. 내일 점심부터 당장 미팅이 하나 있다. 다시 전쟁모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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