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대표의 좌충우돌 사업 이야기 - 3월 10일 화요일
미스터트롯에 나와 화제가 되었던 도진이가 이사를 갔다. 집들이를 할 겸 선물을 사들고 이사 간 집을 방문했다. 서울 중심가에 있는 한 오피스텔. 고층이라 전망도 좋고 혼자 살기 딱 괜찮아 보였다.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화제가 스케줄로 넘어갔다. 갑자기 흐르는 침묵. 코로나19 시대에 일이 없는 우리에게 스케줄은 상상 속 동물인 유니콘과 비슷한 급이라 스케줄 이야기에 우리는 침묵할 수 밖에 없다.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했던가? 나도 그렇고 도진이도 그렇고 참 좋지 못한 타이밍에 사로잡혔다. 우리 회사는 지난 해 어느 정도 장애인식개선사업으로 쌓아놓은 인지도가 있어서 올해 관련 행사가 꽤 많이 잡혀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 모든 행사가 운 좋으면 연기 그리고 대부분 취소되었다. 연기 역시 기약 없는 연기. 아니 땐 굴뚝에는 연기가 나지 않는다고 했는데, 불을 잔뜩 붙여서 장작을 수도 없이 때고 있는데 연기가 기약이 없다.
뿐만 아니다. 훈남하이 엔터테인먼트의 보물 싱크로니시티와 루네 모두 개점휴업이다. 음원 수입뿐인데 음원수입은 우리보단 음원사이트 및 스트리밍플랫폼 배불리는 구조이다. 솔직히 오픈을 하면 1월과 2월 음원 수입은 각각 10만원씩이다. 글을 쓰다 보니 난 망해간다. 코로나19는 수박씨 발라먹을 놈이다.
도진이도 마찬가지이다. 아니, 어찌 보면 우리보다 더 심할 것이다. 미스터트롯. 과히 지난 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대한민국 전역을 뒤흔든 최고의 프로그램 아닌가? 비록 최후의 7인엔 들지 못했지만 최초 100인에만 들어가도 인지도가 팍팍 쌓이는 판에, 그는 30인에 들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그 모든 효과를 전혀 누리고 있지 못하고 있다.
뭐 그런데 힘든 게 우리 뿐이겠는가? 특히 같은 분야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힘들다. 그럴 것이다. 자신의 역량에 따라 버틸 수 있는 시기가 정해져있을 뿐. 그저 버틸 수밖에 없다. 참으로 지독한 극악의 타이밍에 사로잡혔다. 탈출하기 위해 아등바등 버틸 수밖에.
도진이네 집 창밖으로 바라본 풍경은 과히 훌륭했다. 도진이가 좋아한다는 방향을 바라보니 마음이 조금은 편해진 느낌. ‘버티자’는 말을 수 십 번은 주고받다가 밖으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