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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남하이 김대표 Jun 19. 2020

D.H.로렌스의 [아들과 연인]을 읽었습니다

김대표의 독서 일기

아들과 연인 1 - D.H. 로렌스, 영국, 민음사, 2019년 10월 30일 ~ 11월 3일

아들과 연인 2 - D.H. 로렌스, 영국, 민음사, 2019년 11월 3일 ~ 11월 7일


채털리부인의 연인의 외설 시비 등 외설적 작가로 오해를 받기도 하는 영국의 대표작가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의 대표작.


제목처럼 아들과 그의 연인들에 대한 이야기가 소설 전체를 이루고 있다.


처음 나온 판본은 굉장히 축약되고 생략되어 이 작품의 위대함을 알게 하기 어려웠지만 완본을 제대로 읽으면 이 작품이 실로 굉장한 흡입력을 갖고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사의 중심엔 모렐가가 있다.


여기에서 아버지 모렐은 광부로 작품 속에 많이 등장하지만 이 인물은 모렐 부인이 아들들에 집착할 수 밖에 없게 만들어주는 배경 설정적 인물에 불과하다.


불장난같던 사랑 속에 모렐과 결혼한 모렐 부인은 남편의 폭력과 무능력에 지쳐 아들바라기가 되고 만다.


처음 그녀의 사랑은 첫째 아들 윌리엄에게 가는데, 윌리엄이 런던에 가서 만난 여자친구 릴리에게 엄청난 질투를 보인다.


첫 판본에서는 윌리엄 파트가 크게 생략되어있어 원작 영어 제목인 ‘Sons and Lovers’에서 ‘sons’가 복수로 표기된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아들 윌리엄이 폐렴으로 죽자 그 집착은 둘째 아들 폴에게로 향한다.


동네 친구 미리엄에게 향하는 폴의 감정선이 참 섬세하게 묘사되어있고, 그만큼 어머니인 모렐 부인의 질투도 점점 깊어만 간다.


어쩜 이렇게 쉽게, 하지만 깊게 사람의 감정을 묘사해낼 수 있을까 싶다.


2권에선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너무 기대되어 바로 2권을 집었다.



폴의 연인으로 미리엄과 클라라가 나온다.


미리엄은 플라토닉을, 클라라는 에로스를 상징하는데 결국 이 둘 모두 폴을 떠난다.


어찌보면 폴을 떠난 게 아니라 폴이 떠나보낸 것일지도.


어머니인 모렐 부인은 죽어도 죽지 않고 폴의 나침반이 된다.


초반부 아버지인 월터 모렐과 윌리엄 간의 갈등에서는 오이디푸스 왕의 이야기가 자연스레 그려지는 게 굉장히 흥미롭다.


또한 어머니의 끝없는 그늘과 폴의 사랑의 실패에 대한 묘사가 섬세하게 진행되는데 이 역시 오이디푸스 신화와 함께 모정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텍스트로서 손색없다.


물론 폴의 행동도, 엄마인 모렐 부인의 행동도 모두 이해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공감은 간다.


 이해와 공감은 다른 범주라 하지 않는가?


한편 영국 노동자층의 삶을 1,2권 도합 800페이지가 넘는 텍스트를 통해 마치 영화보듯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역시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의 묘사는 버지니아 울프가 말한 것처럼 하나의 낭비도 없는 단어들로 인해 완벽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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