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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남하이 김대표 Jun 25. 2020

한동일의 [라틴어 수업]을 읽었습니다

라틴어 수업 - 한동일, 한국, 흐름출판, 2019년 11월 14일 ~ 11월 15일


2017년 출간 당시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킨 베스트셀러.


한국인 및 동아시아인 최초 바티칸 대법원 변호사라는 눈에 띄는 타이틀을 가진 한동일 교수가 서강대학교 초급 라틴어 강의록을 바탕으로 만든 에세이인데, 다정한 문체로 적절한 예시와 함께 라틴어와 관련된 삶의 교훈들을 전달한다.


글을 많이 읽다보니 글을 읽으면 작가의 표정이 그려진다.


한동일 작가의 얼굴을 모른채 글을 읽고 상상했던 얼굴이 그의 실제 모습과 꽤 유사해 괜히 흐뭇하다.


다정하고 선한 표정이 그의 글과 너무나 잘 어울린다.


몇가지 괜찮은 문구를 소개한다.


1. Si vales bene est, ego valeo.  당신이 잘 계신다면 잘됐네요. 나는 잘 지냅니다. 나의 안녕이 다른 사람의 안녕을 통해서 온다는 멋진 말이다.


2. Do ut des.  네가 주니 나도 준다.  이기의 마음이라기보다는 상호주의의 원칙으로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가득 들어간 문구다.  


3. 라틴어의 성적 구분  한국에서는 학원 이름으로 유명한 Summa cum laude(숨마 쿰 라우데). ‘최우등’이라는 뜻인데 대학교 성적 D에 해당하는 단어는 Bene(베네)로 ‘좋음’이라는 뜻이다. 꼴찌에 다름없는 성적에도 좋음이라는 단어를 붙여 격려하고 힘을 주려는 마음이 가득하다. 치열한 생존경쟁과 다름없는 학업에서도 따뜻한 향기가 나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 외에도 굉장히 좋은 라틴어 문구들이 가득하다.


또한 모든 서양언어의 기원이 바로 라틴어이기 때문에 영어 등 다양한 현대 언어들의 어원을 알 수 있었던 것도 백미였다.


여러모로 참 훌륭한 책이었다.


물론 라틴어를 배우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나의 단어에 수십 가지의 변형이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아인슈타인이 36살에 라틴어를 배우기 시작해서 진정한 천재가 되었다고 하는데, 욕심이 나지 않는다.


라틴어는 너무 어렵다.


그냥 한동일 교수의 저서들을 보며 괜찮은 문구들만 외우고 허세를 부려봐야겠다.


비즈니스 미팅을 끝나고 악수를 하며 ‘도 우트 데스’라고 말하는 것 같은 허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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