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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남하이 김대표 Jul 13. 2020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대변동]을 읽었습니다

김대표의 독서 일기

대변동, 제레드 다이아몬드, 미국, 김영사, 2020년 1월 5일 ~ 1월 9일


매부 찬스로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최신작 대변동을 읽게 됐다. 이 책은 위기에 대한 이야기다. 위기는 위협과 기회이고,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핀란드, 일본, 칠레, 인도네시아, 독일,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등 7개국의 풍부한 사례를 바탕으로 이 국가들이 역사적으로 처했던 위기의 순간들과 그 위기를 극복한 순간들을 12개의 요소를 통해 분석했다.


1. 위기 상태의 인정

2. 개인적 책임의 수용

3. 울타리 세우기

4. 타인의 지원

5. 타인의 사례

6. 자아 강도

7. 정직한 자기평가

8. 과거의 경험

9. 인내

10. 유연한 성격

11. 개인의 핵심 가치

12. 개인적 제약으로부터 해방


등 총 12개의 개인적 위기의 요인을 국가에 대입해서 분석했고, 그게 엄청난 통찰이다.


  핀란드는 러시아와의 겨울 전쟁을 치른 뒤 처참한 패배를 했다. 그리고 핀란드화를 통해 이를 극복했다. 결국 지독히 고약한 선택 중 그나마 나은 것을 선택한 것이다.


  일본은 19세기 중반 서양세력의 유입으로 위기에 봉착했고, 서양 열강들과 불평등 조약을 맺었지만 이를 매우 유연한 받아들였다. 그리고 막부 시대를 끝내는 메이지 유신을 단행해서 결국 20세기 초반 세계 열강으로 거듭났다. 위기의 순간 기회를 잡은 것이다. 하지만 이후 잘못된 판단을 내리고 1945년 패망하고 말았다. 그 당시 일본은 자신들에 대한 정직한 평가를 내리지 못했고, 파멸의 길로 스스로 걸어갔다.


  칠레는 라틴 속 유럽이라는 자부심이 있을 정도로 민주주의가 발저한 국가였다. 하지만 좌와 우애 내부분열이 심했고, 사회주의자 아옌데는 생각보다 무능했으며,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우익 피노체트는 생각보다 잔인했다. 세계 최대의 학살을 일으켰다. 이후 칠레는 다시 민주주의를 찾았다. 칠레 국민들의 자부심으로 어느 정도 결속됐지만 아직 불완전하다.


  인도네시아 역시 칠레와 마찬가지로 외부보다는 내부에서 위기가 발생했다. 인도네시아의 지리적, 언어적 특징이 그 위기를 만들 수 밖에 없었다. 수카르노와 수하르토 연속된 독재 정권과 학살이 이어졌곹 이후 민주주의화가 됐지만 국가내 결속이 약한 게 흠이다. 그래도 지금은 위기를 잘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인도네시아의 정체성은 꽤 굳건해졌다.


  독일의 경우 지도자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표 국가이다. 최악의 지도자 히틀러와 최고의 지도자 블란트가 이를 보여준다. 히틀러가 가지고 온 독일 최고의 위기를 블란트가 제대로 헤쳐나갔고, 그의 후임들 역시 무난하게 독일을 이끌어왔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위기는 1차세계대전부터 지속됐다. 믿었던 영국의 배신이 컸다. 백호주의로 인해 사회가 건강하지 못했던 시기 역시 그 위기를 촉발했다. 그럼에도 오스트레일리아는 점진적 변화를 통해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섰다.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자신의 조국인 미국이 미국 역사상 현재 가장 위기의 순간에 있다고 말한다. 특히 그 위기는 정치적, 사회적 극단화에서 온다고 분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을 보니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통찰이 빛을 발한다. 그리고 그 위기가 우리나라에도 적용되는 것 같아 소름돋는다.


  우리나라를 보고 위기의 역사를 가진 나라라고들 한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있지만 옛부터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어 중국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고, 근대에 와서는 일본과 러시아, 저 멀리 미국의 힘겨루기에 여러 순간 위기에 봉착했다. 위에서 말했지만 위기는 위협과 기회의 줄임말이다. 즉 우리나라를 위협하는 수많은 시간과 행위를 우리나라는 기회로 만들어왔다. 물론 그 기회를 잘 못살린 적도 많았고, 그 위협이 때론 너무 커 버거울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아직 가라앉지않고 나름 잘 가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첨예한 양극화, 어지럽고 복잡한 주변 정세 등 대내외적인 요소들이 계속 우리나라를 위협하겠지만 결국 이를 기회 삼아 이겨낼 것으로 본다. 그러기 위해산 냉철한 자기평가와 선택적 변화를 계속해서 추구해야할 것이다. 이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나 개인에게도 적용된다고 본다.


  그나저나 일본의 현재 위기 중 한국 및 중국과의 역사관계에 주목한 것이 눈에 띈다. 특히 일본이 독일 블란트 총리가 그랬던 것처럼 진지하게 사과를 하고 가야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한 부분에서 울컥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 책을 꼭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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