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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남하이 김대표 Aug 22. 2020

아이폰 문서 스캔 기능을 아시나요?

초보 대표의 좌충우돌 사업 이야기 - 3월 31일 화요일

  난 소위 앱등이(?)다. 10년 넘게 애플의 아이폰만 쓰고 있다. 처음 쓸 때는 삼성보다 기술적으로 좋아서 썼고, 지금은 기술적으로 삼성이 더 좋은 것 같기도 하지만 왠지 모를 감성 나부랭이 때문에 아이폰을 끊을 수 없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듯 나 역시 최첨단 기술의 대부분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매일 쓰는 어플만 쓰고, 쓰는 기능만 쓴다. 때로는 백만 원을 넘게 주고 산 휴대전화인데 내가 이런 걸 쓸 깜냥은 되나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얼마 전 신기술을 하나 배웠다. 언제부터 아이폰에 적용됐는지는 모르지만 세상 편한 기능이었다. 거기에 내가 꼭 필요했던 기능. 바로 문서 스캔이었다. 아이폰을 쓰는 유저 중 아이폰 문서스캔 기능을 모르는 분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겠다. 기본 어플 중 파일 어플에 들어간 뒤 문서가 아니라 비어있는 공간을 꾹 누르면 문서스캔 탭이 뜬다. 누른 뒤 스캔하고 싶은 내용에 갔다 대면 기적처럼 스캔이 된다. 사진 찍는 거랑 뭐가 다르냐고? 이름이 문서 스캔이다. 스캐너에 스캔한 것과 똑같이 나온다. 이건 미라클이다.


  놀라운 건 나에게 이 기능을 알려준 게 중학생이었다는 것. 강연을 갔다가 어쩌다 스캔 이야기가 나왔고, 그 학생이 나에게 이 기술을 알려줬다. 알려주고 이것도 몰랐냐는 듯 웃는 그 친구가 꽤 귀여웠고, 고마웠다. 어쩌다 중학생에게도 뒤처지는 아저씨가 됐는지.


  기술의 발전은 참 무섭다. 무어의 법칙이라고 했던가? 황의 법칙이라는 말도 있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등차가 아니라 등비로 이뤄짐을 의미하는 이 법칙들은 정신 못 차리고 있으면 금세 뒤처질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스마트폰이 나온 게 아직 20년도 안됐다. 그런데 지금 우린 스마트폰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선도하는 회사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을 갖고 있을까? 결과를 보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내 앞은 안개 자욱한 새벽 고속도로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나도 내 분야에서 선도하고 싶고, 주도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틱톡, 스냅챗, 삼성, 텐센트, 테슬라, 샤오미... 세상에 편리를 주고 나름의 가치로 움직이는 회사이면서도 돈을 쓸어 모으는 회사들이다. 과연 나도 그런 회사를 만들 수 있을까? 위에 나열한 회사는 당연히 아니겠지만 세상에 조금이나마 이로움을 주며, 내가 생각하는 가치의 방향성을 갖고 움직이면서도 돈을 벌 수 있는 회사.


  아이폰 문서스캔이 가져다준 놀라움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를 생각의 소용돌이 속으로 끌고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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