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가 돈이 되지 않는 일에 뛰어든 이유

초보 대표의 좌충우돌 사업 이야기 - 1월 21일 화요일

by 훈남하이 김대표

사업을 시작하고 거의 유일하게 해결되지 않은 채 시작부터 지금까지 나의 진보(진보가 아닐 수도 있다)와 함께 평행선을 그어온 고민이 하나 있다. 이는 회사라는 존재 목적과도 연관이 있다. 회사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늘 빠지지 않고 나오는 단어가 하나 있다. ‘영리.’ 그렇다. 회사는 영리를 위해 존재한다. 돈을 벌지 못하면 회사의 존재 목적이 타격을 입는 것이다. 그런데 사업을 하다보면 기계처럼 영리만 좆을 순 없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당장은 이익이 생기지도 않고, 심지어 투입된 시간을 고려했을 때 기회비용이 발생하는 경우. 이럴 때 우리 돈까지 써야 하면 이걸 해야 하나 싶을 정도의 일. 하지만 충분히 가치적인 일이고, 회사의 미래에는 도움이 되는 일. 그 때 내적 갈등은 시작된다. 마음 속 저울에 ‘한다’와 ‘안 한다’의 추를 올려놓고 재는 일을 수차례. 그리고 최근 그 저울질 끝에 난 가치적인 일을 하나 하기로 했다.


오전부터 어린이날에 진행될 한 지자체의 어린이 관련 행사 미팅을 가졌다. 그런데 뭐 그렇게 서두가 기냐고? 이 일이 바로 위에 설명한 딱 그 일이기 때문이다. 지자체의 어린이 관련 행사이지만 민(民)에서 주도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예산이 굉장히 적다. 그 말인즉슨 우리 같은 기획사는 거의 봉사활동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참여해야한다는 것. 실제로 이런 행사는 우리 돈 안 쓰는 게 다행이라고 할 정도라고 보면 된다. 그럼에도 내가 이 행사에 참여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두 가지이다. 이 일은 충분히 가치적인 일이고, 또 우리 회사의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난 이 지자체에서 자랐다. 유치원을 이 지역에서 다녔고, 초등학교, 중학교 모두 이 곳 출신이다. 고등학교는 다른 곳에서 나왔지만 거주지는 30년 가까이 이 지자체에 적을 두고 있다. 내 어릴 적을 생각했다. 어린이날에 내 기억에 남을만한 행사가 있었는지 생각해보니 우리 동네에는 없었다. 만약 있었으면 어땠을까? 지금의 내 삶이 달라졌을 거라는 과대포장은 하지 않더라도 그 순간 재밌었지 않았을까? 전문 공연기획사가 전무한 이 동네에 내가 조금이라도 관련 행사에 기여할 수 있다면 참 뿌듯할 것 같았다. 다행히 회사 직원들도 이 가치적인 일에 참여하는데 하나의 반대도 없이 모두 찬성.


하지만 참여하기로 결정한데에는 우리 회사를 휘감고 있는 냉엄한 현실도 한몫했다. 이 고장에 우리 회사를 알려야겠다는 것. 우리처럼 신인이나 다름없는 회사는 일단 회사를 알리는 게 정말 중요하다. 우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그 누구도 우리를 써주지 않는다. 그 냉엄한 현실 앞에 우린 합법적인 선에서 뭐라도 해야 한다. 봉사나 다름없는 이 행사에 참여함으로써 우리 회사를 이 고장 문화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면 당장은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미래를 위한 좋은 투자가 될 것이라 판단했다.


앞으로도 이 고민은 내가 회사를 하는 한 영원할 것이다. 당장 돈이 되지 않지만 가치적인 일을 하는 게 맞을까, 아니면 기회비용을 고려해 참여하지 않는 게 좋을까의 문제. 로맨티스트이자 이상주의자적 성향이 다분한 나는 가치적인 일에 많이 기울어지겠지만 그 때마다 회사의 사전적 정의를 기억해서 판단할 것이다. 그나저나 영리를 얻을 수 있으면서도 가치적인 일은 없을까? 먹거리 발굴은 위 고민과 더불어 내 머릿속에 영원히 맴돌 것이다. 대표의 일이 고민의 연속이라는 걸 알았다면 하지 않았을 수도? 어쨌든 내 마을의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회의를 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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