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의 반복된 지각 어떻게 해야 할까요?

초보대표의 좌충우돌 사업 이야기 - 1월 20일 월요일

by 훈남하이 김대표

며칠 전 친한 회사 대표님에게 한 입찰공문을 받았다. 우리 회사가 하면 잘 할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온 공문은 대구 지역에서 진행하는 한 행사의 운영대행용역 입찰공문이었다. 우리 회사가 바로 공연기획사 아닌가? 공문과 제안요청서를 읽어보니 우리가 소화할 수 있는 규모의 행사였다. Y와 이야기한 끝에 입찰에 응하기로 결정. 그런데 반드시 사업설명회에 참석해야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대구에서 진행되는 행사이니 대구로 사업설명회를 들으러 가야했다. 바로 오늘이 그 사업설명회를 들으러 대구로 가는 날이었다.


차로 가기엔 대구는 참 멀다. 거기에 포인트가 있어서 KTX를 공짜로 탈 수 있는 상황. 나와 Y의 오늘의 교통수단은 KTX에 카쉐어링이다. 9시 15분에 우리 집에서 차 한 대로 KTX광명역에 가기로 했다. 기차는 10시 15분 출발 예정. Y와 약속한 시간이 되어서 차로 내려가려는데 울리는 불길한 전화벨소리. Y였다. “원식아. 나 늦을 것 같아.” 내가 Y에게 제일 실망하는 몇 안 되는 이유 중 하나가 오늘 또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평소에 그가 늦는 것에 있어서 1분의 관용도 없이 냉정한 재판관이 되는 건 아니다. 그런데 오늘처럼 시간 준수가 딱 필요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지각은 나를 분노의 화신으로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꾹 참고 언제쯤 도착할 수 있을지 물어봤다. “너 네 집에 9시 45분은 되어야 할 것 같아.” 30분만에 광명역에 간다라... 그냥 광명역을 찍는 것은 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주차를 해야 한다. 광명역은 주차공간이 굉장히 부족하기로 악명 높다. 바로 주차를 한다고 하더라도 불가능한 시간이다. 체념하고 다음 기차 시간을 알아보는데 기차들마다 다 입석 또는 매진이다. 2시에 진행될 사업설명회에 도착하려면 거리를 감안해 늦어도 1시 15분에는 동대구역에 도착해야 한다. 그런데 그 안에 도착할 수 있는 모든 기차가 입석 또는 매진이다. 분노게이지가 가득 찬다. 필살기를 세 번은 족히 쓸 수 있을 정도의 마나를 모은 느낌이다.


Y가 왔다. 미안하다고 연신 말하는 그에게 오늘 관용은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없이 광명역으로 차를 몰았다. 가는 내내 그가 티켓을 확인했지만 여전히 입석 또는 매진 표시만 뜨는 상황. 신호대기 중 혹시나 해서 취소하지 않은 티켓을 취소하고 그를 째려봤다. 깨갱. 그리고는 다음 기차를 예매했다. 대전역까지 입석, 대전역부터 좌석인 표였다. “편안한 좌석이 입석으로 바뀌는 모습을 연출한 너는 마법사네?” 비꼬며 말했다. 고개를 들지 못하는 Y.


주차장에 도착하니 시간은 10시 25분.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바로 앞 가까운 공영주차장은 공사 중이라 아예 이용이 불가능해 근처에 있는 민영주차장에 차를 댔다. 체념을 하니 분노가 조금 풀리긴 했지만 괜히 심술이 났다. 그래서 Y를 계속해서 째려보고, 한숨을 쉬고, 말없는 모습을 연출했다. Y는 좌불안석.


Y는 전체적으로 모든 일을 깔끔히 잘 한다. 특히 제안서나 발표자료 작성, 혹은 미팅 시 회의내용정리 등에 탁월하다. 내가 그에게 갖고 있는 불만은 많지 않다. 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바로 시간. 그렇게 늦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건만 이렇게 늦어버리는 날에는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가득 치밀어 오른다.


그의 집은 멀다. 사무실까지 출근 시간엔 1시간이 넘게 걸릴 때가 많다. 눈이라도 오는 날에는 2시간까지 가기도 한다. 8시에 나와도 지각을 할 때를 보면 안쓰러울 때도 있다. 그럼에도 잔인하게 말하면 늦는 건 Y 사정 아닌가? 사실 더 큰 걱정은 다른 직원이 들어왔을 때이다. 회사가 성장을 해서 새로 직원을 고용하게 되면 Y가 그 직원의 직속상사가 될 텐데 Y가 이런 모습을 계속 보여줄까봐 걱정이다. 그 걱정을 이야기하면 물론 Y는 이렇게 말한다. “그 때는 안 그래.”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 안 새기 쉽지 않다.


우리 회사는 시스템이 아직 갖춰지지 않은 회사라서 근태에 대한 정리가 안 되어 있다. 그래도 출퇴근 시간은 정해져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그 시간을 칼같이 지켜야하는 건 아니다. 사정이 있으면 미리 이야기하고 늦게 출근할 때도 있고, 전 날 야근을 했으면 다음 날 오후 출근을 하게 한다던지, 주말에 근무를 하면 월요일에 쉬게 해주는 등의 배려를 나름대로 해왔다. 그런데 배려와는 다른 범위로 정해진 출근 시간은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게 아닌가? 정말 큰 스트레스였다. 그래서 Y의 지각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다가 결국 벌금제까지 도입을 했다. 벌금액수도 적지 않다. 물론 벌금제를 도입하고 나서 매달 벌금액수가 줄어든다. 액수가 줄어든다는 건 지각 횟수가 줄어든다는 것. 하지만 여전히 지각이 많다. 언제쯤이면 Y의 시간개념이 내가 느끼는 시간개념과 일치하게 될 수 있을까? 그래서 집단지성을 빌리고 싶다. 혹시 직원이 지각하는 걸 막을 수 있는 방법 아시는 분이 있다면 꼭 알려주십시오.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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