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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남하이 김대표 Apr 07. 2020

어떻게 하면 방송에 진출할 수 있을까?

초보 대표의 좌충우돌 사업 이야기 - 2월 7일 금요일  

  방송에서 이름을 알린 한 뮤지션을 만났다. 이 뮤지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1시간 여 동안 생긴 깨달음과 다짐이 있어서 펜을 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를 우리 회사로 데려오고 싶었다. 물론 대놓고 바로 계약 이야기를 꺼내는 자리는 아니었다. 처음 만나는 자리이기 때문에 약간의 아이스브레이킹을 하며 슬슬 이야기의 중심으로 걷고 있었다. 하지만 이야기의 중심에 들어서자마자 난 우리 회사가 얼마나 미약한지 알 수 있었다.


  매니지먼트는 크게 두 파트로 나뉜다. 음반 제작, 그리고 방송 및 행사. 그런데 우리는 음반 제작엔 강점이 있었지만 방송 및 행사, 특히 방송 쪽에는 힘이 전무했다. 내가 방송사에서 일을 하긴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특히 방송의 꽃인 TV, 그리고 그 중에서도 공중파로 나서기엔 나와 우리 회사의 가치가 굉장히 미미했다.


  그는 방송에 목말라했다. 하지만 현재의 난 목마른 그에게 물을 줄 수 없었다. 물론 그 이야기를 할 순 없었다. 이 바닥에서 한 번 놓친 기회는 다시 오지 않으니 나의 약점을 오픈할 필요는 없어서 그가 원하는 점을 묵묵히 듣고 있었다.


  그와 헤어지고 차로 돌아와 한참을 시동을 걸지 않고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다. ‘멍하니’라는 표현을 썼지만 그 표현은 눈에 해당되는 것이고 사실 머리는 계속해서 쉴 새 없이 돌아갔다. 어떻게 하면 매니지먼트를 강화시킬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방송과 연을 만들 수 있을까?


  옛날이었다면 무작정 CD들고 방송사를 찾아 헤맸을 것이다. 하지만 이젠 그런 시대는 끝났다. 먼저 방송사 입구에서부터 컷이다. 요새 방송사 보안이 얼마나 삼엄한데. 만날 사람과 약속을 잡고 오지 않으면 들어가기조차 어렵다. 소포를 보낸다? 거꾸로 생각해보자. 우리가 얼마나 불특정다수에게 온 메일이나 우편에 인색한지. 뜯어보기나 하면 다행일 것이다. 사실 제일 좋은 방법은 방송사 사람들과 연을 만드는 건데 그 시작점이 어렵다. 방송사에 아는 사람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내가 아는 사람들의 층은 너무 극단적이다. 아직 힘이 없는 신입에 가까운 사람들 아니면 부사장급의 임원들만 안다. 또 내가 필요한 분야의 사람들이 아니다. 기자가 제일 많고, 아니면 방송사의 총무나 홍보부서에 있다. 물론 그들에게 부탁을 하면 되겠지만 계속해서 신세지는 건 내가 허락하지 않는다. 물론 그들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대학원 고민도 했다. 관련 대학원에 가서 인맥을 쌓아볼까 하는 다소 전략적인 생각도 했지만 그 전략을 쓰기엔 위험부담이 크다. 돈도, 시간도. 아. 그들이 나를 찾게 하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는 하지 마시라. 그걸 모르는 건 당연히 아니니까.


  한참을 생각하다 시동버튼을 눌렀다. 물론 고민이 해결되어서 시동을 건건 아니다. 주차비가 계속 나오니까 건거다. 사업을 하다 보니 매 순간이 고민이다. 어떻게 보면 사업은 고민의 또 다른 글자가 아닐까 싶다. 사업하면서 실제로 일을 하는 시간보다는 고민하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기도 하고.


  어쩌다보니 상암을 지난다. 디지털 미디어 시티. 저 가까운 곳에 다양한 방송국들이 보인다. MBC도 보이고, CJ ENM도 보이고, SBS 프리즘 타워도 보인다. 내년엔 저 곳으로 진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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