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하고 불안한 사람이 사는 법

우울하고 불안한 일상

by 원 won

나는 자주 우울하고, 또 자주 불안한 사람이다. 하루의 대부분을 우울하거나 불안한 채로 살아간다. 이를 의학적으로 간단히 말하자면,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있다는 뜻이다.


10년도 훨씬 넘게 함께 살고 있는 우울이와 불안이는 나를 매일 괴롭힌다. 생각 하나 행동 하나에 토를 달고 스스로를 비난한다. 가끔은 그 말도 안 되는 못된 말에 반박해 보려 하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다.


누군가는 결혼을 하고, 또 누군가는 승진을 할지도 모르는 나이에, 나는 여전히 부모님께 용돈을 받으며 살고 있다. 취직은 꿈도 못 꾸고, 간단한 외출조차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누군가는 의지의 문제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니라고 확실히 말해줄 수 있다. 증거도 있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취미 중 하나인 콘서트와 뮤지컬을 예매해 놓고, 신체화 증상에 가로막혀 못 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정말 의지의 문제라면 적어도 하고 싶은 건 다 하면서 살았을 것이다.


그럼, 대체 뭘 하면서 살아가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대답하자면, 난 그냥 사는 것을 하며 살고 있다. 살기 위해 약을 먹고, 살기 위해 잠을 잔다. 삶이 조금이라도 더 편해지길 바라며 그렇게 살아간다.

하는 행동이 다를 뿐, 남들과 다를 바 없는 삶이다. 모두가 그렇듯 결국 행복해지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 또한 내 우울을 조금이나마 없애보기 위한 약간의 발버둥이다.


외출이 어려워지면 활동 반경이 줄어들고 할 수 있는 경험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적어진다. 할 수 있는 일이 적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삶의 가치가 없는 듯 느껴지고, 그렇게 우울에 빠지게 된다. 이것이 요즘의 내 상태다.

외출 어려운 게 하루이틀 일도 아니고 무려 10년이 넘었는데 참 익숙해지지 않는다. 매일 베란다 창문을 보며 라푼젤이 된 기분을 느낀다.


그래서 이 글을 적는다. 뭐라도 하고 있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그렇게 나를 믿어가고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