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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2 11:24

by 원우

잘 지냈어, 키티?
두 밤을 빼곡 담은 말이야

귀신이 세 번 정도 분신한 자리에
먼지가 쌓였어 너는 무엇이 보여?
나는 운동장을 덮은 눈을 만질 수도 없고 멀어지지도 못하는 중이야

셜록 홈즈는 고양이를 아주 좋아했대
오묘함의 마력은 가끔 인지를 잊게 해 이게 우리가 여행을 다니는 이유일지도

사랑했어, 키티?
소와 말의 울음소리를 구분할 수 있게 될 때 비로소 어른이 되고
나는 아직 부엉이 소리를 사랑하는 것
그 사이에는 흩어져도 섞일 수 없는 카드 여러 장이 서있겠지만

실오라기에 전심을 다할게 그게 네 안식처가 된다면
그러나 길거리엔 꽃 꽃 나무 목요일 오후 같은 날씨에 주저앉아 스스로를 바라보고
마음은 가끔 존재하지 않음에 진심이 돼
(이건 내 안식처야)

어땠어, 키티?
마지막을 보았어 우연찮게
터지고 또 터지는 공기에 숨이 막혀 스스로 부러져버린 걸지도 몰라
그 공기는 누가 터트렸는데 아마도 강을 건너 덩그러니 놓인 오두막, 거기 있는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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