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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삼맘스토리 Aug 03. 2023

이제는 나를 찾고 싶다

삼 형제 엄마에서 나로 살기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을 때다. 조금씩이라도 원하는 공부를 하고 책을 읽고 잠자기 전 짧게나마 나를 위한 운동을 하려고 노력했다.

하루를 들여다봐도 일주일을, 한 달을 그리고 일 년을, 그보다 더 긴 시간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유난히 잘 보이지 않는 것이 있었다.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이 얼마나 있었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아예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나의 시간들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한 지도 불과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나름대로 항상 현재라는 상황에 최선을 다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과거란 것도 시간이 지나 그런대로 이해가 되고 무엇보다 현재란 시간에 만족했었다. 가끔 힘들고 지칠 때면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부족함보다는 가진 것에 위안을 삼고 훌훌 털어냈다. 과거보다는 현재, 그리고 앞으로 더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들이 역할에 집중하도록 잘 잡아주고 있었다.

그러던 내게도 세상에 혼자 던져진 것 같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현재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또 혼자서도 해나갈 수 있는 일이란 게 있긴 한 건지 날이 갈수록 고민은 깊이 파고들고 있었다. 무언가를 생산해 내거나 결과물을 얻고 일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가치와 보람 그게 없다는 것이 한없이 크게 다가왔다.

당장 지금 눈앞에 보이는 것만을 겨우 해내며, 살아왔던 것 같았다. 오직 내 가정의 가족 그리고 아이들만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게 전부였다. 사랑스러운 아이들, 나의 가정과 가족 모두 소중하게 아끼는 보석과 보물처럼 귀했. 


귀한 보물 상자에 자신은 담지 않았던 건 아닐까 다. 첫 아이를 낳고 둘째, 셋째 아이까지 키우면서 그 귀하디 귀한 보물상자에 아이들과 나의 가족, 나의 가정이란 글자들만 소중하게 담아두었다. 반짝반짝 빛나도록 닦고 또 닦고 깨질까 두렵고 상할까 두렵고 없어질까 두려웠다. 그렇게 곁에 가까이 두고 보고 또 보며, 밤낮없이 밖에서 지켜온 것이었다. 

어느덧 막내도 다섯 살이 되어 처음으로 엄마와 떨어지는 유치원 입학을 앞두니, 아직 주어지지도 않은 시간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먼 얘기 같았지만 당장 시간이 생기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심지어 무서워서 혹은 낯설어서 어디를 다닐 수 있을까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어쩌면 그동안 씩씩하게 웃으며 다닐 수 있었던 것은 아이와 함께라서 그런 건 아닌지 싶었다. 아이를 돌본 게 아니라, 아이가 도리어 지켜주고 돌봐준 건 아닌지 싶은 생각도 들었으니 말이다.

일을 하면서 아이와 가정을 챙겨 온 분들이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내 일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그제야 했다. 공부도 일도 시간이 가능해야 하고 아이들 방학 때는 어쩌지 싶은 생각과 이런저런 이유로 매번 뭔가를 하는 건 쉽지 않고 이내 어렵겠다는 답으로 끝맺음을 하곤 했다.

꽤나 길고도 깊은 고민들을 힘겹게 거듭하면서 김미경 강사님의 강의를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육아에 대한 고민으로만 온통 쏠려있던 마음과 시선은 어느새 '나'를 바라보고 있었'나'를 향해가던 무겁기만 했던 발걸음도 점차 경쾌해지기 시작했다.


'김미경 TV'에 담긴 수많은 강의와 이야기를 통해 자신에게 집중했다. 미래의 나를 위한 투자로 공부를 하고 책을 읽고 운동도 해야겠다는 다짐과 실천의 힘을 얻었다. 점차 내면과 외면의 나를 많이 바라보게 되고 마음에 닿은 책을 깊이 있게 읽기 시작했다. 책 속에서는 내게 필요한 이야기를 해주었고 그토록 듣고 싶은 공감과 위로를 느끼며 그렇게 나를 찾았다.

다이어리에 글도 나와는 다른 특별하고 부지런한 사람들만 하는 거라고 생각한 블로그 글쓰기도 하기 시작했다. 어찌 보면 참으로 작지만 그 작은 용기와 도전으로 속도에 맞춰 무언가를 계속하고 있었다. 하루에 영어회화와 영어 챌린지도 따라 공부하고 잠자기 전 운동도 했다. 아하는 것을 얘기하고 생각이나 이야기도 더 표현하며, 나 자신을 조금씩 드러냈다.

더 이상 밖에 두지 않고 가정이라는 보석이 담긴 보물 상자 안으로 소중히 담아 함께 바라보았다. 아름답고 소중하게 아끼면서 잘 보듬어 주고 닦아 나가려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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