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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삼맘스토리 Aug 02. 2023

책 속에서 나를 만났다

서른다섯 살의 나와 책에 오롯이 집중했던 시간

벌써 그날이 2년이 다 되어간다. 3월 23일 밤 10시를 넘고 24일 0시도 맞이하고는 새벽 1시가 되어 갈 때였다. 틈틈이 내일 계획도 세우고 갑자기 떠오른 것도 적 찾아보았다. 모르는 한자도 한자번역기에 쓰며, 읽고 익히고 그 뜻을 되새기고 있었다.


처음 읽어 내려갈 때는 분명 그냥 책이었는데, 어느 순간 그 안에 있는 나를 찾 새롭게 발견할 수도 있었다. 자꾸만 이어지는 생각에 '이 책이 특별하기에 있었던 걸까?'라는 물음을 안고 다른 책 속의 존재도 발견하고 싶어졌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 그토록 찾고 싶고 알고자 했던 존재를 발견하고는 깨달았다. 지금 진정으로 찾고자 하는 것, 궁금해하는 것, 바라보고 나아가려 하는 그 무엇인가를 말이다. 희미하고 뿌옇지만, 하얀 종이 위에 분명 그 뭔가가 있었다.


책 속 그 안에 주고받은 공감이 있었다. 생각하는 것에 대한 공감이다. 받고 싶은 공감이 있었다. 다른 사람이 듣고 싶은 말이 아닌 진정으로 듣길 바라는 말과 이야기였다. 글과 문장 안에 담겨 진한 울림을 주는 마음 따뜻한 공감과 위로 말이다. 마음속 이야기에도 귀 기울여 들어주고 한없이 따뜻하게 바라봐 주기도 했다.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인정도 해주고 이 따끔씩 토닥이며, 위로도 해줬다. 

희뿌옇게 어쩌면 겹겹이 먼지가 가득 뒤덮여 도저히 찾을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너무나도 가볍게 '후'하고 분 바람에도 그 흔적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는데도 말이다. 멀리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머나먼 시간에 머물러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너무나 가까이에 있어 덮어놓고 아직은 아니라며 기약 없이 외면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너무나 가까이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아 못 본 건지, 못 본 척 뒤로 하고 건너뛴 건지 지금 보면 후자에 더 가깝다. 수많은 생각이 담긴 여러 글귀를 만나고 몇 장을 넘겨 가니, 책은 곧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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