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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삼맘스토리 Aug 04. 2023

10년 된 블로그를 다시 열다

지금 시작하세요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하고 새로움보다는 익숙함이 좋았다. 현재에 만족할 줄도 알고 가진 것에 감사한 마음으로 사는 삶이었다. 단조로 일상으로만 채워가던 오늘에 불쑥 세 글자가 들어왔으니 새삼스러울 정도다.


마음에시선을 돌리니 그동안 보지 못한 것들이 보인다. 관심을 두고 마음도 한 번 살피려는 세심함도 느껴진다. 챙겨보는 영상을 보다 보면 한 번씩 어김없이 향하게 되는 곳이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중 저마다의 이유로 흔적을 남기곤 한다. 


우연히 찾아 들어간 곳에서 만난 글마다 지금 바로 시작하라고 말하고 있다. 누군가 남긴 문장의 짧은 글에도 또 다른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었다. 조금 움직인 마음은 이전과는 다른 행동을 낳고 변화를 이끌었다. 10년 전쯤에나 만들어 뒀을 블로그를 찾아 들어갔다. 카페 가입인사를 스크랩 한 글과 맘 카페 글을 공유해 둔 흔적만이 반기고 있었다.


너무나 오랜만에 책을 읽다가 다이어리에 써둔 글을 보고 블로그에 옮겨 썼다. 손글씨로 썼던 나만의 글을 누구든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에 올리는 게 첫 시작이었다. 잊고 싶지 않아 보관해 둔 글이나 오래 기억하고 간직하고 싶은 것들을 담고 있었다. 블로그에 기록으로 남긴다는 건 사라져 버린 지난날들을 다시 의미 있는 시간으로 채우는 것이었다.


아무리 애쓰며 보낸 시간도 지나고 나면 기억도 잘 안나는 아무것도 아닌 어느 날이 되어버렸다. 지워진 지난 시간과 기억들을 모아 글을 발행하는 순간 무언가 해냈다는 기쁨과 보람으로 다가왔다. 기하나하나에 의미 있는 날로 남겨졌다.


어디론가 곧게 뻗어가는 빛을 아주 미세하게 방향만 틀어줬더니, 처음 보는 낯선 곳이 보였고 그 빛을 따라가 바라보니 전혀 다른 세상을 끝없이 비추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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