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나를 마주하다
몰입의 순간이 언제였던가
깜깜한 밤이 되면 낮동안의 쏟아지던 잠도 피로도 잊은 채 휴대폰 불빛만이 어둠을 밝히던 날들이었다. 여느 날과는 달랐던 그날 밤은 유난히 방 한 곳만이 긴긴밤을 환하게 비추었다.
아이들만의 놀이 공간 속 작은 책상의 한 자리에 앉아 있었다. 눈은 어김없이 휴대폰을 향하고 있었지만 집에 필요한 물건을 찾아다니고 있지 않았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온라인 소통을 통한 인연의 계기로 만난 전자책을 보고 있었다.
자신을 표현하고 담아내는 하나의 소중한 공간이 되고 있던 블로그였다. 이를 어떻게 하면 더 잘 운영하고 꾸준히 콘텐츠를 쌓아 나갈지 고민했다. 블로그에 대해 공부하는 데 있어 첫 전자책이자 기본서로 삼고 싶은 마음이었다.
몰입의 순간이 언제였던가. 그 순간을 만나본 적이 있었던가. 스스로 원해서 필요해서 하고 싶어서 하는 공부였다. 깊게 빠져들어가 새벽시간의 흐름도 잊은 지 오래다. 고요한 정적 속에서 유일하게 눈과 손은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나무 책상 위에 손을 얹고 낮은 의자의 딱딱함도 잊은 채 나만의 공간 속에 놓여 있었다. 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벽까지 공부하고 있는 모습을 마주한 순간이었다.
모든 게 다른 세상에 놓인 듯 새로워 다가가기에도 어려웠던 시작이었다. 불편한 낯섦이 아닌 신기한 설렘이 더 컸으리라.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시작하길 참 잘했다. 그때의 나에게 그리고 블로그를 하면서 계속 되뇌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