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잠든 밤이면 낮에 한없이 꾸벅이던 모습은 사라진다. 아이들이 잠들기 전까지만 해도 온갖 피로가 몰려와 빨리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쉼 없이 재잘대는 소리도 점점 잦아들고 언제 시끌벅적했는지 싶을 정도로 집안이 조용하다. 피로가 가득했던 눈도 머리도 맑아지는 순간이다.
누가 깨우지도 않았는데 같이 감겼던 눈도 떠지는 신기함을 경험하곤 한다. 곧 12시가 다 되어가는데 아직 못다 한 집안일 말고도 다른 할 일이 남아있다. 쿠폰이 사라지기 전에 오늘 행사가 끝나기 전에 재빠르게 주문해야 한다.
틈틈이 담아뒀던 물건들과 함께 때에 따라 추가로 들어온 요청이 있다. 오래전부터 먹거리도 온라인 주문을 활용했기에 사야 할 품목들마다 찾아 비교하기 바쁘다. 밤 12시 되기 몇 초 이내로 결제에 이은 주문 완료 성공! 기분이 좋고 만족스럽다. 계속 비교하고 고민하다가 어느 순간엔 쏟아진 졸음에 깜빡 타이밍을 놓치고 만 속상한 날도 적지 않다.
육퇴를 기다려 장보기로 시간을 보내고 나면 진짜 자유시간이다. 그날그날 이런저런 이유로 못다 한 일들이나 갑자기 생각난 무언가를 하고 있었을 테다. 새벽 늦게까지 깜깜한 방 안에서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새벽시간 잠 안 자고 늦게까지 보낼 수 있다고 자신할 정도로 잠을 미뤄뒀다.
날이 밝고 먼저 일어난 아이들이 엄마를 불러댄다. 힘겹게 겨우 일어나 잔뜩 뻐근한 눈에 후회할 틈도 잠시 급히 시작하는 아침이다. 늦게 시작한 하루에 몸도 맘도 쫓기는 날 오늘은 꼭 일찍 자겠다 다짐하지만 매일 반복이다. 밤만 되면 마음은 바뀌고 그냥 일찍 자기엔 할 일도 많고 잠자는 시간이 아깝기만 하다.
원래도 늦게 자던 습관인데 자기 계발을 위한 시간 욕심도 점점 커지니 도저히 안 되겠다. 수면 부족에 안 그래도 몸에서 이상신호를 보냈는데 변화가 절실해진다. 한 번씩 그려보기만 했던 새벽 기상을 진짜로 꿈꾸게 되었다. 밤 11시부터 새벽 2시가 넘도록 쓰던 시간을 잠으로 채우고 나만의 시간을 새벽으로 옮겨오고 싶었다.
다짐하고 혼자서 실행으로 옮겨보던 끝에 여럿이 함께 하는 핵심 습관 만들기에도 참여했다. 여러 번 시도하고 수정하고 바꿔나간 끝에 일찍 일어나는 엄마가 되었다. 1년 7개월째 실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