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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교 많은 아들 엄마의 배부른 고민

뽀뽀에 대한 단상

원래도 애교가 많은 편이었지만,

여섯 살이 되고 나니 폭발하고 있다.

 감고 자장가 불러주고 있는데, 기습뽀뽀를  줄이야

세상에 내가 이런 사랑둥이를 낳았구나 싶어 온 세상을 가진 기분이었달까.


어떤 아이들은 슬슬 스킨십도 못하게 한다는데,

우리 집 아들은 아직 스킨십으로 애정을 확인하려 한다.

스킨십에 대한 선호도 또한 타고난다는 것을 육아하면서 또 배우고 있는 요즘이다.


언젠가는 다른 집 아이와 놀다가 여덟 살 누나와 뽀뽀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누나가 먼저 입술을 내밀고 거기에 뽀뽀를 한 거라며 장난식이라고는 했지만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내 자식이 밖에서 사고 쳤구나 싶은 소름이 올라왔고,

아직 내가 입술 뽀뽀를 받아주고 있어서 그런가 싶어 집에 와서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입술 뽀뽀라고 해도 나는 입술을 말아 넣고 하곤 한다)


“엄마는 예찬이랑 뽀뽀하는 게 좋은데, 예찬이가 다른 사람에게도 쉽게 뽀뽀할 것 같아서.

이제 여섯 살도 됐고 형아가 되어가니 우리 입술 뽀뽀는 이제 엄마랑도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커다란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려 한다.


아니야~  밖에서 안 할게. 엄마랑 뽀뽀할 거야~”


아직 준비가 안 된 아이에게 울리면서까지 금지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어

다시 한번 약속을 받아놨다.


올해까지만 받아주고, 내년에는 금지시켜야지.

애교 많은 아들이어서 하는 고민으로 나는 오늘도 배가 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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