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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법1화] 어이 없는 사고, 너무 큰 고통.

<<우리 아이들을 위한 법 -우아법->>  by 이보람 변호사

이들을 위한 . 낭만적으로 들리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의 약자인 아이들에게 법은 마땅히 그러해야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관련된 사건과 사고, 아동학대와 학교폭력문제, 소년범죄 문제를 실제 판례를 통해 그 시사점과 예방책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어보고자 합니다. 오늘은 그 첫번 째 이야기입니다.



[ 어이 없는 사고로 사망한 아이]


00시에 살고 있던 초등학생 아이들은 여느 때처럼 한 아이의 집에 모여 놀고 있었습니다. 당시 집에는 어른이 없이, 아이들 여러 명만 있었는데요. 한 아이가 가져온 물건을 두고 서로 던지고 피하며 서로 추격전을 한 것이 이 사건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아이들끼리 서로 손으로 때리고 발로 차는 등 레슬링을 하며 놀던 과정에서 길동(가명)이가 좁은 베란다에 놓여 있던 선반위로 올라 갔는데요. 거기에서도 서로 손과 발로 장난을 치다가 점차 과격해 지고 맙니다. 길동이는 선반 위에 쪼그려 앉아 서로 팔을 잡고 어깨와 등을 때리면서 잡고 장난을 치다 서로 잡고 있던 팔을 놓게 되었는데요. 이때 다른 아이(A)가 다시 팔을 들어 길동이를 때리려고 하자 길동이는 이를 급하게 피하려던 중 열려 있던 베란다 창문 아래로 추락하고 맙니다.


놀란 아이들은 바로 부모님께 연락을 했고 119에 신고하여 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며칠 후 결국 길동이는 사망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 아이의 사망 후 벌어진 일들 ]


이 사건에서 A학생 - 베란다에서 길동이와 장난을 치던 학생-은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소년재판에 회부되어 재판을 받게 되는데요. 이 때 길동이 부모님과 A학생의 부모님은 다음과 같은 합의를 하게 됩니다.


* 합의 금액 9000만원 정.

- 위 손해배상금액을 정히 수령함.

- 향후 이의 제기 및 추가 청구를 하지 않을 것을 확인함.

- 상호 보험금 청구에 협조하기로 함.


이러한 합의서는 소년재판 과정 등에 모두 제출되었고, A학생은 과실치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소년재판에서는 불처분결정이 됩니다. 그러나 이후에 위 합의와는 달리, A학생의 부모님은 약속한 손해배상금 9천만원 중에 800만원 여만 지급하고 나머지의 금액에 대해서는 그 지급을 거부하게 됩니다.


특히, 합의를 무효라고 주장을 하는 한편 사망한 길동이의 아버지가 친부가 아니라는 허위 사실을 근거로 하여 상속권이 없다는 주장을 하는 것에 길동이의 부모님은 큰 배신감을 느끼게 됩니다.


아이를 잃은 슬픔에, 용서에 대한 배신감까지 가지게 된 길동이의 부모님은 A학생의 부모님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게 됩니다. 이에 대하여 법원은 다음과 같이 <원고 승소> 로 판단했습니다.


피고들이 원고들에게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한 손해배상 합의금으로 9000만 원을 지급하되 앞으로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한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기로 약정하였고, 원고들은 그중 800만 원을 받았음을 자인하고 있으므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합의금 8200만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합의 다음날부터 이 판결선고일인 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어이없는 사고로 유명을 달리 한 아이의 사례를 통해 큰 안타까움은 물론, 그 이후 절차나 대처해야 할 일들에 대하여 한숨이 나올 정도로 답답한 마음을 가지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이 사례에서는 우선 가정 내에서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아파트에 아이들이 올라갈 수 있는 곳이라면 난간이나 안전장치를 꼭 설치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집을 둘러보면 평소에 알지 못했던 위험요소가 상당히 많습니다.그리고 아이들에게 언제나 안전교육을 강조해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들끼리 잘 노는 아이들이라도 부모님이나 어른이 아이들이 어울려 노는 것을 지켜 볼 수 있도록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10대의 아이들은 키도 훌쩍 크고, 자기 주장이 굳건해 지지만 여전히 안전사고의 위험에 언제나 노출되어 있습니다. 다 큰 것 같은 아이들이라도 어른들의 보호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 아이들과 나눌 이야기]

이 사례를 읽어보시고 아이들을 떠올리며 공포감을 느끼시는 것은 부모로서 당연합니다. 물론, 저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뛰어다니며 놀지마" 라거나 " 과격하게 놀면 안돼" 또는, " 추락사고로 죽은 아이도 있으니 절대 베란다 옆에는 가지도 마" 라고 말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그저 부모의 괜한 잔소리나 걱정으로 여길지 모르지요. 이것보다는 다음의 방법을 권합니다.


- 집 안의 안전사고가 날만한 요소가 있는지 <아이와 함께> 살펴보기

- 아이들의 장난이나 과격한 행동으로 일어날 수 있는 사고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감정을 공유하기

- 부모님부터 안전을 최우선으로 살피는 태도를 보여주기


지금까지, 201.3가단9.2053 판결의 내용을 그 해석과 취지를 중심으로 각색하여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좀 더 안전하고 행복하게, 몸과 마음이 건강한 시민으로 자라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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