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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 Jan 18. 2021

취업 준비는 언제까지 해야 할까?

유연한 사고력

공기업을 준비하기 위해 경제학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그때 강사가 그랬다. 지금 청년들이 취업을 위해 공부를 하는 것과 아무 곳이나 취업해 돈을 버는 것의 기회비용을 따져보면 당장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공부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는 것이다. 당장 1,2년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공부해서 좋은 직장에 가면 그 시간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 말에는 함정이 있다. 반드시 좋은 직장에 취업을 해야만 한다는 것. 그리고 그 직장에서 절대 정리해고 당하지 않아야 할 것.



과연 나는 몇 년 안에 남들이 우러러보는 직장에 취직할 수 있을까? 몇 년까지 해내야 여전히 경제적으로 이익일 수 있을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늘 그랬듯 답은 모른다. 미안하다. 어쨌든 내가 경제학자를 이길 순 없을 테니 경제학적 관점 말고 심리학적? 인문학적? 그건 모르겠고 그냥 인간적 관점에서 살펴보자. 개인적 경험과 여러 사례를 통해 보자면 너무 장기적인 건 본인에게 별로 좋을 것 같지 않다. 왜냐하면 취업 공부가 지식을 많이 쌓을 수 있을진 몰라도 지혜가 쌓이는 공부는 아니다. 즉, 그 시간 동안 성장이 멈추는 것이다. 생각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신을 알아가는 일이 많다. 어떤 일을 좋아하고, 어떤 일을 참기 힘들어하며,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 고민하게 한다. 그리고 다시 계획을 설정하고 나아가게 만든다.



예전에 어떤 TV 프로그램에서 고시 낭인을 취재한 것을 본 적 있다.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사법시험을 준비했으나 결국 꿈을 이루지 못하고 노숙자의 행색으로 법조인이 된 동문들을 찾아다니며 돈을 구걸하던 사람. 정신 상태도 살짝 온전해 보이진 않았다. 남의 인생에 이러쿵저러쿵 입을 대는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사실 이 방송을 보면서 마음이 참 아팠다. 그 똑똑하던 사람이 단지 사시 합격을 못했다는 이유로 저렇게 낭비되어야만 했을까. 물론 그의 마음도 이해한다.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한 번뿐인 인생인데 그렇게 송두리째 날려버리는 것도 너무 아깝지 않은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때를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솔직히 1,2년은 긴 시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5년? 10년? 글쎄, 너무 개인적인 기준이라 기간을 정하긴 어렵지만(하지만 꼭 정해야 할 것 같은) 돈을 벌고 일하면서 배울 수 있는 것과 자신을 알아갈 수 있는 점들을 고려한다면 긴 시간을 지식만 쌓기에는 조금 아깝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어떤 큰 포부가 아니라 단지 취직을 위해서라면 말이다. 왜냐하면 인생에는 변수가 너무 많아서 아무리 붙을 것 같던 시험에도 떨어질 수 있고 심지어 좋은 회사에 입사했어도 갑자기 실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실 돈은 많이 벌지 못해도 꾸준히 잘 모으는 것도 훌륭한 재테크이며, 소위 돈 많이 주는 직장에 다녀야만 가능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연한 사고를 하지 못하는 이가 있다면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들려줘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취직하면 퇴사가 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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