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o Mar 15. 2021

당장 행복해지는 방법

감사가 뇌를 바꾼다

행복이 뭘까? 한때 행복한 사람이 되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고 다닌 적이 있다. 정작 행복이 뭔지도 몰랐으면서 말이다. 몇 억의 돈을 벌면, 저 집에 살면, 저 차를 가지면, 저 사람과 사랑하면, 행복한 가정을 꾸리면, 저 회사에 다니면, 연봉이 오르면, 승진을 하면 등등. 사람들은 내 손에 잡힐 것 같지 않은 아득한 것, 혹은 아슬하게 손에 닿지 않는 무언가를 추구하면서 그걸 가지면 행복할 거라 믿는다. 그러면서 그걸 갖지 못한 현재의 나를 불행하다고 여기거나 적어도 나는 별로 행복하지 않은 것 같은 착각에 빠



돌이켜 보면 비장한 마음으로 '나는 반드시 행복한 사람이 되겠어!'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던 나 자신이 귀엽게 느껴진다. 마치 행복을 어디선가 찾아와야 하고 노력해서 빚어내야 하는 무언가로 생각했으니 말이다. 이젠 행복해지겠다는 다짐 자체가 신기루를 좇는 허황된 생각이라는 걸 깨달았다. 행복을 추구하는 것 자체가 지금 나는 행복하지 않다는 걸 전제로 한다. 말했듯, 사람들은 행복 앞에 항상 '~하면' 하는 식의 조건을 붙이기 때문이다.




행복은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의 하나일 뿐이다. 우리, 분노를 추구하거나, 화를 추구하면서 살지는 않지 않은가? 사랑을 갈구할지언정 사랑을 추구하지 않으며 절망과 실망을 극복하려 노력은 해도 그 감정을 추구하진 않는다. 마찬가지로 행복과 기쁨도 순간순간 내가 느끼는 감정일 뿐이다. 이걸 깨달으면 '반드시 행복한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과 목표는 조금 이상한 것이 된다. 그리고 흔히 행복이라고 착각했던 인생의 목표들, 예를 들면 위에 말한 수백억의 자산가가 되겠다는 류의 것들을 이룬다고 해서 모두 행복을 느끼는 것은 아닐 수 있다.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순간순간 느끼는 것이다. 행복을 느끼면 인생이 조금 밝게 보인다. 그렇다면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서 불행하다고 느끼는 내가 어떻게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그 해답은 감사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많은 셀렙들은 감사하기의 효능을 알고 실천하고 감사하기를 설파한다. 감사가 뇌를 바꾼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참 인체는 신기하다는 생각을 절로 갖게 한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나의 뇌가 어떻게 바뀌었을지는 증명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감사하는 마음으로 감사일기를 쓰고 난 뒤부터는 행복하다는 감정을 자주 느낀다.




감사일기는 내게 없는 것이 아닌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하게 한다. 어떤 식으로 쓰냐 하면, 1. 꼬박꼬박 월급 주는 회사가 있어 감사합니다. 2. (배달음식을 받아 들고)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합니다. 3. 숙소에 햇살이 잘 들어와 기분을 상쾌하게 해 줘서 감사합니다. 3. 내 얘길 잘 들어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감사합니다. 4. 예쁜 꽃을 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5. 따뜻한 봄이 다가와서 감사합니다. 6. (겨울에는) 예쁜 눈을 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7. 냉동실에 가득 찬 양식에 감사합니다. 8. 부모님이 계셔서 감사합니다. 9. 오늘 아침 출근길에 신호에 걸리지 않아서 감사합니다. 10. 글을 쓸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있어서 감사합니다.




이 외에도 엄청 사소한 것들이 많다. 생각이 잘 나지 않으면 어제 썼던 문장을 다시 쓰며 감사함을 느낀다. 솔직히 게을러서 감사일기를 안 쓸 때도 있지만 그래도 그 순간순간 감사하는 마음은 잊지 않고 기억한다. 미세먼지가 없는 날에는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어 감사하고 예쁜 옷을 살 때면 예쁜 옷을 입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생각보다 내가 가진 것이 많구나, 내 인생이 그렇게 불행하지 않구나 느끼게 된다.



감사는 내 마음을 행복하게도 하지만 더 많은 감사할 일을 데리고 오기도 한다. 주변에 불평불만만 하고 다니는 사람과 작을 것을 주어도 너무 감사하게 받는 사람 중 과연 나는 누구에게 더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길까? 신도 그렇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