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한번 만나자

사람 고픈 사람의 어떤 만남 이야기

by 우비소년

삶이 바쁘다보면 가장 먼저 멀어지는 것들이 사람이다. 친구들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함께 살고 있는 가족도 멀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그렇게 삶속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만나자."라는 말의 부담에 "그래 다음에."라는 대답으로 늘상 지나치다가 큰 마음을 먹고 친구 한 사람을 1년만에 만났다.

물론 간간히 SNS를 통해서 소식을 주고 받았지만 단순한 인사정도였고, 이 조차도 자주 하지 못했었는데 막상 얼굴을 보게되니 조금은 설렌 마음을 가지고 약속장소에서 기다리게 되었다.

역시나 변한것 없었다. 좀 늙어 보이는건 단순한 착시일까?

2시간 정도의 짧은 술자리를 통해서 이야기를 나누었고, 또 기약없는 헤어짐을 하게 되었다.


사람의 일이라는 것이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하지만, 어느정도 의지나 생각이 있으면 그쪽 방향으로 어떤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기도 하는 모양이다.

얼마있지 않아 부고 문자가 한통 날아왔다. 대학교때 친했던 형님의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출처를 알수 없는 문자였다.

회사 야근으로 힘이 좀 들었지만, 나쁜 일만은 반드시 나누어야한다는 생각을 평소에 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음날 아주 늦은 시간에 장례식장을 찾아가게 되었다. 2년만에 보는 형님의 모습, 나도 모를 가슴 뭉클함을 느꼈다. 하루 늦은 방문에 친구들은 보지 못했지만 모두의 소식을 다 듣게 되었다.

연락이 끊겼던 이유도 알게 되고, 오해도 풀게 되었다. 아주 사소한 이유였다. 그래서 너무나 죄송했다.

덕분에 단체 카톡방에 입성하게 되었고, 자주는 아니지만 모두의 안부를 묻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일주일전, 한 친구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하도 오래간만에 보는 이름이라 처음에는 당황했다. 그래서 전화를 차마 받지 못했다. 그리고 이틀전 통화를 하게 되었다. 5년만의 통화였다. 만난것도 아니고 전화 통화 자체를 5년만에 다시 하게 되었다. 언제 마지막으로 얼굴을 봤는지는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친구는 친구인가보다. 어쩌면 그렇게 얼마전 본 사람들처럼 통화가 가능할까? 그 친구는 부산에 지금 살고 있는데, 일주일 뒤에 약속까지 잡았다. 너무 보고 싶어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만나러 온다고 한다.

나라는 사람이 뭐라고 그렇게까지 나를 위로하고 싶은 것일까? 미안하고 고맙다.


참 신기한 것이 어쩌면 그렇게들 다 똑같은지 모르겠다. TV프로그램이나 드라마에서 나오듯이 한 10년만에 본다거나 그런것이 아니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때의 모습 그대로였다.

일주일 뒤에 만나는 친구의 모습도 너무나 기대가 된다. 얼마나 변함이 없는 것일까? 살이 쪄서 둥글둥글한 아저씨가 되어있지는 않을까? 이런 궁금증이 또 일주일간의 조금은 힘든 삶의 위안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갑작스러운 연락에 마음을 다친다. 결국 확인해보니 결혼, 돌잔치 같은 경조사나 심지어는 판매도하고 돈도 빌린다. 어쩌면 나도 그런 생각들에 얽매여 갑작스러운 친구들이나 지인들의 오랜만의 연락을 피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은 아니 친구들은 지인들은 생각보다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이 맞다. 어쩌면 혼자라고 생각하는 먹먹한 삶속에 이런 두근거림의 만남들이 다시금 삶을 살아가고 힘을 더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처럼 말이다.


휴대전화속 주소록을 보면서 오늘은 한번쯤 상대방에게 두근거림을 전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잘 지내고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