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한가운데서 탈출한 어느날
회사를 그만 두었다.
때려쳤다는 말을 많이 하던데 사실 때려 칠정도보다 더한 단어를 찾고 싶었는데 마땅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11개월째 사표를 던진 나를 보면서 상사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마치 배신자라도 쳐다보듯 그런 눈길로 나를 응시하더니 "알았다."는 짧은 단어만 짜증난 목소리로 말했다.
"두고보자!"
상사가 가장 많이 한 말이다. 마치 복수의 대상이라도 된 듯이 그렇게 외쳤고 나는 답변을 했는데, 회사에서의 분위기는 살벌하다.
누군가 그랬다. 1년은 채워서 퇴직금이라도 받아오지 그랬냐고..
난 분명히 들었다. 1년이 지나도 퇴직금도 없다고 했다. 2년째 부터 생기는 것이고 지금 모든 직원이 다 그렇게 회사를 다니고 있다고 말이다.
물론 고발하고 받아내어도 된다. 그런데 싸우기도 싫다. 너무 지쳤다.
사표를 내고 2명의 후임자가 거쳐갔다.
길면 3일 짧으면 하루만에 회사를 나오지 않았다.
난 왜 이들처럼 이곳의 진정한 분위기를 1년 가까이 지나서야 깨닫게 되었을까.
소위 말하는 전문직 종사자고 잠시 다른 일을 했지만 경력이 누구보다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달만에 이런 생각은 처참히 무너졌다.
어느날 주말, 출근을 한 나는 옥상으로 정원용 흙 200포대를 날라야 했다.
그리고 시작된 공사판.
사람을 시켜 응당 해야하는 일들은 남자 직원들의 몫이었고, 3층 남자 직원들은 휴일에 대표의 집에 가서 피아노를 날라야 했다.
그래 여기서 10년이나 버틴 직원도 있다.
하지만 너무나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불경기속에 탈출이란 소위 "미친짓"이었다.
친한 친구중 몇몇은 버티라고 했다.
문제는 그 버팀이다.
어디나 힘든 회사는 많다. 직업상 밤새는 일도 주말 출근도 많기 때문에 별로 힘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미래가 불투명 하다는 것이었다. 월요일 아침 전체 조회때 마다 너희들은 그렇게 살다 죽을 것이라는 대표의 말도 너무나 싫었다.
정말 이곳에서는 이렇게 살다 죽을 것 같았기 떄문이었다.
미래를 위해 탈출을 했다.
몬테크리스토퍼 백작처럼 죽음의 탈주는 아니었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너무나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대표가 그렇게 하는것, 문제가 있다. 당연히.
하지만 그렇게 하도로 따르는 직원들도 문제가 있다. 좋은 회사가 아닌것이다. 돈을 주니 너희는 노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그 속에서 노예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 바보같다.
나와보니 새삼 깨닫는다.
어제도 2명의 사표 소식을 들으면서, 대표가 왜 사람이 이렇게 안오는지 화를 냈다고 한다.
영화 대사로 치자면 어이가 없다고 할까..
좋은점?
새삼 생각해보니 일은 엄청나게 한것 같다.
노가다 기술이 늘었다고 해야하나 모르겠다.
글을 쓰면서 헛웃음이 나왔다.
사실 대책은 없다.
그래 불경기이다.
하지만 한가지 알아 두어야 할 것은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글보다 더 힘든 곳에서 적은 급여를 받고 일하시는 모든 분들 힘내시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곳이 설령 지옥 같더라고 꿈이 있고 미래가 있다면 버텨보라는 것이다. 미래가 없다면 빨리 당신의 미래를 찾기를 바란다.
봄과 함께 나의 마음에도 봄은 찾아오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