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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정메이트 Dec 31. 2020

모든 결정의 중심은 나여야 한다며?

*안녕하세요? 전직 뒹굴러입니다.^^

제가 필명을 바꿨어요. 제 필명의 뜻은 감정을 나누는 친구처럼 어른의 감정 공부, 감정 육아에 대한 글을 쓰며 소통하고 싶어 감정 메이트 윤정이라고 지었습니다.

부르실 때는 제 이름인 윤정이라고 불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 2020년 마지막 날이네요. 마음의 짐은 다 날려 보내고, 새해에는 기분 좋은 일 가득하길 응원합니다.^^

제 글을 읽어주려고 클릭하신 분들 감사합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나는 결정을 잘 못했다. 작게 메뉴를 고르는 것부터 시작해서 옷을 살 때도 항상 갈팡질팡 했다. 결정의 순간일 때, 친구가 어떤 메뉴를 고르는지, 어떤 옷을 사는지 눈여겨보고 살 때도 있었다.

지금 말로 결정장애(장애란 말을 사용하고 싶지 않았는데, 혹여 마음이 불편한 분들에게 미안합니다)가 있던 아이였다.


남자 친구를 사귈 때도 그랬다. 진도를 나갈 때도 내가 원치 않아도, 남자 친구가 원하거나 혹시 헤어지지 않을까 라는 두려움에 맞춰가려고 애를 썼다.

큰 결정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이 진로로 가는 게 맞는 걸까? 남들이 좋다는 공무원 시험을 지금이라도 준비해야 하는 게 맞는 건가?’ ‘ 이 남자와 내가 한평생 살 수 있을까? 과연 이 사람의 마음을 믿을 수 있을까? 내가 잘 선택하는 것일까? 나이와 주위 사람들에게 휩쓸여서 결정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망설였다.      


그래서 나는 내 아이에게는 나처럼 줏대 없는 선택을 하지 말라고, 무슨 결정을 할 때는 항상 내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말을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혼란을 겪는 사건이 있었다.


아이가 저녁에 뜬금없이 사과주스를 먹고 싶다고 했다. 밤도 늦었으니 내일 사주겠다고 약속을 하고 잠이 들었다.

그다음 날, 사촌 조카들이 집에 놀러 왔다. 아이는 놀다가 사과주스가 생각이 났는지 주스를 사주라고 하였다. 나는 알았다고 말하며 사촌 조카 들 거까지 사 오겠다고 말했다. 아이는 조카들이랑 갈등이 있었는지, 내키지 않아 했다.

“은효 언니, 은채랑 같이 먹는 거 싫은데”

“채린아, 혼자 먹는 건 아니야, 그럼 언니랑 은채도 먹고 싶잖아. 그리고 채린이만 쏙 사주면 얼마나 속상하겠어”

“근데 난 같이 먹고 싶지 않아, 엄마가 말했잖아, 결정할 때 항상 중심은 나여야 한다고”

“지금 결정은 아니야, 만약 이모부가 언니, 은채 아이스크림 사 와서 채린이 보는 데 주지도 않고 혼자 먹는다고 생각해봐 얼마나 기분이 나쁘겠어. 채린이가 기분이 안 좋아서 그러는 것은 아는데.. 아예 안 먹거나 아니면 같이 먹든가 결정해야 해”

아이는 짜증을 부렸지만 끝내는 같이 안 먹는다고 결정해서 상황을 마무리시켰다.     


그날 밤, 아이는 낮에 있었던 이야기를 꺼내며 나에게 물었다.

“나는 너무 어려워. 어떤 결정을 할 때는 내가 중심이 되어야 하고, 또 어떨 때는 내 맘대로 못하고 너무 속상해”

순간 나도 뭐라고 말을 해야 하지? 고민이 되었다. 그 결정의 기준은 뭘까? 찰나의 시간 동안 어떤 말을 해줘야 아이가 이해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채린아, 엄마 생각은 그 행동이 옳은지 그른지에 기준을 두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아까 낮에 있었던 일은 누가 보아도 잘못된 행동이잖아,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있어야 해. 그렇다고 채린이 마음이 하기 싫은데 하라는 게 아니야, 당연히 중심은 채린이 마음이지.. 같이 먹기 싫었다면 언니와 은채 없을 때 먹든지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해”

“옳고? 그름?”

“응, 만약 친구가 채린이에게 돈을 주라고 했어. 채린이는 돈을 주고 싶지 않아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해?”

“소리 지를 거야, 돈 안 주겠다고”

“응 맞아, 친구가 돈을 주라고 하는 행동은 옳지 않은 행동이야, 거기에 채린이는 주기 싫은데 친구와 멀어지기 싫어서 그 친구의 을 따를 필요가 없는 거지.”     



아이에게 너무 어려운 문제를 준 게 아닌지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무조건 “그러면 안돼”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야”라고 다그치고 싶지는 않았다. 납득이 가도록 설명하고 싶었다.

지금도 아이는 어려운 문제는 항상 물어본다.     

“엄마, 이건 옳은 행동일까? 아니면 옳지 못한 행동일까?

 난 지금 이러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아이는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남들 말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사람으로 커갈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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