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정메이트 Jan 18. 2021

그냥 얻어지는 것은 없다.

'체화'가 필요하다.

세상에는 분명 법칙이 존재한다.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그 기운을 도와준다는 시크릿 법칙, 부자들만 안다는 부의 법칙 등이 있다.

수많은 법칙을 사람들은 알고 있다. 그런데 알고는 있는데, 정작 법칙을 적용해서 효과를 본 사람은 많지 않다. 왜 그럴까?     




주말 아침이었다. 내가 사는 제주도에 눈이 많이 내렸다. 일요일이 되자, 눈이 녹기 시작했다.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산에 운동하러 가자는 연락이었다. 할 일이 있었지만, 운동도 할 겸 눈도 녹아서 알았다고 했다. 올라가는 도중 도로 위 눈이 심상치 않았다. 올라가는 차선이 하나여서 다시 차를 돌리기가 쉽지 않았다. 뒤에는 차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조금만 더 가서 옆으로 빠지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올라갔는데, 얼음판 위였다. 스노체인도 스프레이도 없는 나는 그야말로 멘붕에 빠졌다. 회전해야 주차장에 갈 수 있었는데 차가 미끄러질까 봐 두려웠다. 언니는 안절부절못하고 나는 ‘할 일도 많은데, 왜 올라왔을까?’후회가 됐다. 어찌어찌 주차장에 주차하고, 걸어서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내려오는 길, 눈길이 얼어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바지는 젖고, 화장실은 급하고 엉덩이가 아팠다. '내일 출근은 어떻게 하며, 이 산까지 어떻게 올라오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짜증 나는 마음이 커졌다. ‘아 짜증 나, 아침부터 왜 산에 올라와서 이 고생을 하는 거야, 되는 일 하나도 없네’ 그리고 언니나 나나 짜증 나는 상태에서 서로 신경이 곤두서 약간의 갈등이 생겼고 언니는 혼자 내려갔다. 상황은 더 악화되었고 그야말로 기분은 최악이었다.

천천히 내려가서 눈이 녹은 도로 위에 택시를 불렀다. 그리고 먼저 내려가던 언니를 불러 같이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


분명 예전의 나였으면 오늘 최악의 날이라고 말하며 짜증을 부리고 종일 기분이 안 좋았을 것이다. 근데 신기하게 그 기분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혼자 내려오는 동안 나는 나도 모르게 ‘ 그래, 윤정아 이만큼 다친 것도 어디야, 다행이다. 그리고 비록 산에 차를 주차했지만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주차하고, 내려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이야 정말 다행이다. 내일 출근은 1시간 일찍 부지런히 출발해서 버스 타고 가면 되지.. 차야 눈이 녹으면 그때 찾으러 가도 되지’ 감사하는 마음과 긍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사실 20, 30대 초에도 행복하려면, 작은 것에도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법칙을 알고 있었다. 물이 반쯤 찬 컵을 보고 '물이 반이나 남았네'라고 같은 현상을 봐도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런 책을 보면 ‘맞아,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겠어’,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라고 다짐하고 덮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 조그마한 일에도 짜증을 부렸다.  부정적으로 생각했고 남들을 부러워하며 내가 가진 것을 보지 못했다. 이미 난 법칙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게 와 닿지 않았다.    


힘든 일을 겪고, 불안장애로 힘들어하던 날, 나는 살기 위해 1년 반 동안 꾸준히 108배를 하면서 감사하는 기도를 올렸다. 그게 어쩌면 나도 모르게 ‘체화’가 되었던 것 같다.


육아도 마찬가지다. 육아에도 아이를 대하는 방법이 있다. 그 방법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몇 번 해보고 힘들다고, 내 아이에게는 맞지 않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포기를 해버린다. 하지만 꾸준히 적용을 하고 노력한다면 결과는 달라질 거라 생각한다.

아이의 마음이 곪을 대로 곪아 외재화 될 때 하려고 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시도하는 게 중요하다.    

 


  

‘체화’하기까지 험난한 과정이 있겠지만 인생을 살면서 힘든 일은 오기 마련이다. 큰 사고나 질병을 위해 보험을 드는 것처럼 마음도 보험이 필요하다. 꾸준히 마음 보험을 들다 보면 아무리 힘든 상황이 와도 긍정적으로 바라볼 힘이 생기고, 극복할 용기가 나지 않을까?


혹시 지금 인생이 힘들거나, 육아가 힘들다면, 단 5분이라도 법칙을 적용해보자.

그 작업은 나를 위한 것이고, 나를 살리는 일이기도 하다. 분명 작은 차이가 인생의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믿는다.  

작가의 이전글 아이랑 뭐하면서 놀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