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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정메이트 Mar 01. 2021

글을 못 쓰겠다.

요즈음 나는 글을 못 쓰겠다. 어떤 일을 하다 보면 슬럼프가 오기 마련이다. 슬럼프가 왔나? 할 정도로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    

 

나는 독창적인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무엇을 할 때 남들과는 다른 차별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아, 이런 방법도 있구나’,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라고 도움을 주고 싶다. 

하지만 요즘 과연 내 글이 그런 글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두 번째 책을 준비 중에 있다. 자료수집을 하려고 여러 권의 책을 읽고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어 이거 내가 생각했던 건데’, ‘어 이거 내가 배웠던 건데’라는 생각을 한다.

 

나만의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 이미 나와 있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모든 학문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대학원에 다닐 때, 교수님이 말씀하셨다. 모든 학문은 과학을 바탕으로 되어있다고 하셨다. 많은 연구를 통해 이론이 나온다. 그 이론을 바탕으로 우리는 교육을 하고 깨닫는다. 

과학이 없는 학문은 없을뿐더러 있다고 해도 궤변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에 반드시 근거 자료가 필요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책을 몇 권 읽다 보면 내용이 거기서 거기고 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거기서 거기인 경우가 많다.   


논문을 준비할 때, 난 새로운 것을 연구하고 싶었다. 내가 창안한 연구주제를 교수님은 다 반려하셨다. 나에게 이렇게 말씀해주셨다. 

“기존에 있는 논문에서 아주 조금 발전하는 것일 뿐이지, 근거 자료가 부족한 주제로는 논문을 쓸 수 없다”

나는 아쉬웠다. ‘그래서 뭔가 짜집기 같은 논문이 많은 것이고, 창의성이 있는 논문은 태어날 수 없구나..’ 그게 싫으면 내가 다년간 실험을 하고 연구를 해서 논문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그럼 책은 논문과는 다를 거라는 생각에 책 쓰기에 도전했다. 하지만 책도 마찬가지였다. 근거자료가 많을수록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고, 내 글에 타당성을 입증할 수 있었다.    

기존에 나온 책들과 별반 차이가 없는 내용이라면 나는 왜 글을 쓰고 있는가?라는 생각으로 글을 쓸 수 없었다. 그게 싫다면 내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소설을 쓸 수밖에 없었다. 

고민하고 있던 중 작가인 둘째 언니가 나에게 말했다.    


“먼저 나와 있는 철학이나 이론을 네가 경험을 해서 적용해보고 재해석하는 거야, 그런 책에 사람들은 다르게 와 닿는 것이고, 생각하게 되는 거지”    


명쾌한 해답이었다. 똑같은 메시지여도 나만의 경험이 있다면 글은 달라질 수 있다. 똑같은 경험을 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내 생각과 경험이 오롯이 들어간 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보려고 한다. 그게 내가 글을 쓰는 이유다.  


*글을 쓰다 보면 글태기가 오는 것 같아요. 내가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잘 생각해본다면 극복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쉼 없이 글을 쓰는 작가분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브런치를 사랑하는 것 같아요.

제 짧은 생각을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편안한 연휴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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