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같던 눈이 함박눈이 되는 순간
눈이 모래처럼 내리던 날이었습니다.
두툼한 롱패딩을 입은 당신은 추위에 발을 동동 굴렸고, 나는 입술을 떨며 당신의 손을 나의 주머니에 억지로 욱여넣은 채 헤헤 거리던 날이었습니다.
그날, 나는 당신 손의 온기를 느끼며 마치 아이처럼 꿈에 관해 말했습니다. 이것도, 저것도 해볼 거라 말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에게 꿈을 물었습니다. 당신은 꿈이 꼭 누구에게나 있는 것은 아니라고, 꿈을 꾸는 사람이 있으면, 꿈을 꾸는 이를 응원하는 삶도 나쁘진 않다고 말했습니다.
모래처럼 내리던 눈이 함박눈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