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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십대의 반란 May 31. 2019

출사표

2014년 늦깎이 영국유학길에 오르며.

가족과 함께 1년간 영국으로 떠납니다.
일손이 필요할 때 떠나는 것 같이 큰 죄송함을 갖고 가지만, 아내와 아이와 저의 성장을 위해 먼 길에 오릅니다. 빚은 돌아와서 반드시 갚겠습니다.


전세값의 삼분의 일이 넘는 돈을 빼서 마흔을 훌쩍 넘은 나이에 자비로 나가는 모습에 걱정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솔직히 저도 두렵습니다. 하지만 이 돈은 적어도 제 기준엔 자동차와 빽에 관심을 끊고 사교육을 하지 않은 돈과 정확히 같습니다. 이런 계산법은.. 또한 적어도 머리로는 아니어도 마음으론 맞습니다.   


돈으론 환산 할 수 없지만 가족과의 시간이 늘었다는 것, 아이가 다양성에 마음을 열 수 있다는 것, 아이가 학교있을때 정경대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 오백만권에 이르는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탈리아 기자, 인도의 인권운동가, 아프리카의 지역개발자, 중국 CCTV기자 등 전혀 다른 사람들을 알게 된다는 기쁨은 이미 심장을 뛰게 하고도 남습니다. 


이러한 무모한 도발을 하게 만들어준...


55세 은퇴후 다시 화가의 길에 도전하여 행복한 화가의 삶까지 두개의 삶을 살고 가신 캐나다 오소이오스의 제 영원한 멘토 베시 할머니가 이십여전에 제게 충고해주신 말을 되새기며 인사를 고합니다. 


모두들 건강하세요. 잘다녀오겠습니다. 


Betsy (96.08)


"인생에서 무슨 일을 시작하는건 누구나 두려워
그건 사실 너의 나약함과는 관계가 없어
두려움이란 인간 누구나 새로운 것 앞에서 드는 건강
한 감정이야. 그걸 자꾸 감추거나 부정하려 노력하지 마. 


분명, 너의 도전이 늦어지면 더욱 더 두려울거야. 


하지만 한가지만 명심해.


두려움이 너의 마음을 닫게 하지는 마.


마음의 소리 방향으로 그냥 걸어가.


그럼 이미 넌 도착하기도 전에 행복해져있을거야''


......



2014년 9월  29일. 영국 유학에 올랐던 날. 


그땐 몰랐다.

여행은 성장을 주기 때문에 떠날 때의 나와 돌아올 때의 나가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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