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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십대의 반란 Mar 27. 2022

프랑스 서부의 소도시들

코로나를 넘어 다시 여행가는 날들을 꿈꾸며

코로나는 기존의 세계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2022년 3월 14일 기준으로 전세계 4억 5천 8백만명 이상이 감염되었고, 6백만명 이상이 이 감염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코로나는 인류 모두에게 평등하지만, 사회적인 결과는 사람과 지역과 국가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작년 2월에 캐나다에 들어올 당시만 해도 마스크를 쓰는 것을 가지고 시민의 자유와 국가 보건 위기의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던 캐나다는 4월 1일자로 음성 결과지 제출도 폐지하겠다고 한다. 작년 떠나올 때만 해도 가장 안전한 나라중에 하나였던 우리나라에서는 하루에 40만명에 가까운 감염자들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이런 상황에서 예전에 하던 여행을 전격적으로 하기엔 쉽지 않을 것 같다. 자가격리 규정이 해제되었다고 해도, 혹시 해외에서 걸리면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매뉴얼이 없다. 그리고 나라별로 방역과 코로나에 대한 민감도에 대한 온도차이도 상당하다. 예를 들어 얼마전 마스크를 쓰고 미국에 놀러 갔던 캐나다 친구는 마스크를 쓰고 길을 다니니, "너 캐나다인이지?" 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마스크를 실내에서도 쓰지 않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이런 걱정을 하다보면 정말 여행을 못할 것 같지만, 해외를 떠도는 유목민 친구들은 팬데믹의 정점에서도 여행을 다녔다. 그 친구들이 알려준 팁은 노천식당을 이용하고, 교통은 천장이 오픈된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한다는 것이다.


프랑스 서부로 가는 길


런 관점에서 보면 가장 달려가고 싶은 곳은 유럽의 소도시들이다. 아무래도 미국여행은 번화한 도시구경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여기 밴쿠버는 자연경관으로보면, 다른 곳이 생각이 잘 안나는 곳이기 그런지 유럽의 소도시들이 요즘 생각이 많이 난다.


유럽하면 떠오르는 런던, 파리, 베를린, 비엔나, 프라하, 로마 같은 도시들은 정말 이름값을 하는 볼거리로 가득하지만, 여행을 다니면서 그런 관광지화된 도시들에 대한 매력도는 개인적으로 점점 떨어지는 것 같다 스타벅스와 맥도날드 같은 세계 프렌차이즈 기업들이 가득한 곳은 서로 이미 너무 많이 닮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렇게 북적이는 대도시를 관광하는 것이 지금 같은 시기에 맘대로 가능한가 싶기도 하다.


그래서 여기 캐나다 여행이 그러하듯, 사람이 많지 않은 곳을 여행하면서 로컬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들이 있다면 지금 같은 시기에는 가장 먼저 다녀올 수 있는 곳이 아닐까 한다. 프랑스 인상파 화가들을 따라서 이동하는 루트들은 이런 욕구들을 모두 충족시켜 줄 수 있다.


프랑스의 소도시


1. 에트르타(Etratat)


에트르타는 파리에서 차로 2시간 반 정도면 도착하는 북서안 노르망디 지역이다. 모네가 그린 코끼리 바위로 유명한 동네이지만, 성수기에도 그렇게 붐비지 않고, 한적한 휴양을 할 수가 있다. 단, 단점으로 마을이 작다 보니, 조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나, 여행 편의 생활 인프라는 부족한 곳이다. 프랑스는 렌트카 여행을 하기에 유럽 어느 나라보다 편리하다. 일단, 고속도로가 운전하기 안전하게 잘 깔려 있고, 거의 각 마을마다 넓은 공용주차장이 잘되어 있다. 특히 에트르타를 가는 동안에는 볼거리가 솔솔하게 있다. 주차비와 톨비가 흠이라면 흠.

에르트타 해변(Etretat Beach)

가는 길에 루앙(Rouen)이 나오는데 예전 어느 항공사 CF로도 나왔던 루앙대성당이 있고, 잔다르크가 이곳에서 화형을 당했다. 오전에 파리에서 차를 빌려서 루앙을 거쳐 에트르타에 오면 호텔 체크인 시간이면 들어올 수 있다. 에트르타가 좋은 이유는 노르망디 해안을 따라서 남쪽으로 내려가다보면 인상파 화가들이 많이 활동했던 옹플레르와 너무나도 유명한 몽상미셀에서 아름다운 해안도시 도빌까지 볼 수가 있다.

루앙대성당(Cathedrale Nortre-Dame de Rouen)

                                  


더 내려가면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낭트가 나오는데, 여기서부터는 개인적으로는 여행의 가성비가 그리 높지 않은 것 같다. 낭트 자체가 관광지라기 보다는 노예무역과 낭트 칙령같은 세계사적인 의미를 찾기에는 좋지만, 육로로 계속 다니기엔 피로감이 크다. 그래서 노르망디 지역에서 2-3일 쉬는 일정으로 가는 것이 시간이 없는 여행자들에게는 가장 현실적인 것 같다.

몽상미쉘(Mont-Saint-Michel)
옹플뢰르(Honfleur)




2. 알비(Albi)

Albi Cathedral


알비는 툴루즈란 프랑스 남서부 도시에서 50분 정도  떨어진 작은 마을이다. 툴루즈는 서남부 프랑스에서 유명한 교육도시이기 때문에 비교적 분위기가 활기찬 편이지만, 알비는 작은 마을이기 때문에 사람이 크게 붐비지 않는다. 단, 툴르즈에서 알비, 그리고 알비에서 다른 소도시로 가는 프랑스 지선 기차들은 사람들이 붐비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50분 거리이기 때문에 아주 무더운 한여름이 아니라면 크게 무리가 되지는 않는다. 알비가 아름다운 이유는 로트렉 미술관과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알비 대성당이 있다이 있다. 어릴적 사고로 키가 크지 않은 장애를 갖게 된 로트렉은 귀족사회의 허위와 위선을 미워하였기 때문에 매춘부, 댄서 등 소위 하층민 비주류인물들을 주로 모델로 삼았는데, 그의 이런 화풍은 주류미술계에서 인정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는 1901년에 사망했지만, 박물관은 어머니의 기증으로 인해 1922년에 개관을 하게 된다.


알비 로트렉 박물관(Musee Toulouse-Lautrec)


그의 그림을 보고 있자면, 사람이 북적이는 루브르와는 다르게 화가와 개인적인 대화를 하는 것과 같은 조용한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


여기에서는 와이너리가 있는 보르도와 중세 성의 백미라고 가히 칭할 수 있는 카르카손으로 어 갈 수 있는데, 어느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여행의 방향 자체가 바뀐다. 보르도까지 와서 시간이 더 있다면 스페인으로 내려가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고, 카르카손까지 와서 시간이 더 있다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아브길이라고 불리는 코트다쥐르(Côte d'Azur)를 따라 남프랑스 해안도로를 따라 달려볼 수가 있다.

카르카손 성곽 (Cite de Carcassonne) 보드게임으로도 나올만큼 유럽의 성곽을 대표하는 곳이다.


3. 보르도 (Bourdeux)

개인적으로 프랑스 남서부에서 제일 돌아가 보고 싶은 곳은  보르도이다.  와이너리가 유명하기 때문에 특히 5월에서 9월까지라면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포도가 익어가는 풍경 속에서 좋은 와인과 로컬 요리들, 그리고 새파란 하늘 아래에서 망중한을 즐겨볼 수 있다. 알비에서 오면 차로 3시간 거리이지만, 보로도는 공항이 있기 때문에 유럽 주요도시들과도 연결편이 닿는다.


쌩떼밀리옹(Sanit-Emillion)




러셀 크로우 주연의  "어느 멋진 순간"이란 영화에 이런 분위기들이 녹아있다. 보르도는 제법 큰 도시이지만 40분 거리에 있는 쌩떼밀리옹(Sant-Emillion)으로 이동을 하면 와이너리를 만끽할 수 있다.  보르도에서 출발하는 관광상품들도 있고, 쌩떼밀리옹까지는 개인적으로 이동하고, 그곳에서 와이너리 두 어곳을 도는 패키지 투어도 있어서 관광할 수 있는 여러 옵션들이 있다. 예약은 온라인으로도 가능하다. 지평선까지 널려있는 와이너리를 보면서 와인을 곁들이고, 노천 식당에서 프렌치 요리를 즐기며 느리게 가는 시간을 즐겨보는 것은 언제라도 다시 해보고 싶은 것들이다.


쌩떼밀리옹(Saint-Emillion) 노천 식당

이런 유럽 도시들은 국내외 코로나 사정이 조금 나아지고, 개인적으로 코로나 감염에 대한 정확한 매뉴얼이 생긴다면 충분히 가능한 루트일 것같다. 무엇보다도 이런 중소 도시들은 대도시보다 많이 저렴한 숙박비와 세계화에서 한발 떨어진, 표준화되지 않은 로컬 문화를 즐겨볼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프랑스는 제법 큰 나라이기 때문에 프랑스 전역을 한번에 다돌면서 교통비와 시간을 많이 쓰기 보다는 서부와 / 남부 / 동부로 묶어서 이 구역들의 작은 도시들을 둘러보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훨씬 여행의 질이 높아지는 것 같다.


에트르타 해변.


코로나로 인해 여행을 못간 지 오래되었다.

지금 이곳 캐나다에서 박사를 하는 것도 일종의 정신적인 여행이긴 하지만... 


여름에는 다시 프랑스의 어느 작은 마을들을 가보고 싶다.   모두 답답한 시점이지만 다시 떠날날까지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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