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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십대의 반란 Jun 01. 2019

가족과 함께 하는 유럽 자동차여행

자동차 여행이 편리한 프랑스

영국유학의 백미는 유럽여행을 원없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주말의 권태로움을 이겨내는 주말 번개여행이 되었든, 가장 아름다운 시즌을 찾아가는 이상적인 여행이 되었든, 아님 가끔 특가로 나오는 만원 항공권이 주는 횡재여행이든 간에 영국에 거주하며 가장 행복한 시간은 가족과 유럽을 돌던 기억이다. 영국 스코틀랜드는 물론, 유럽의 작은 마을 하나하나가 모두  연결되는 런던은 여행의 출발지와 경유지로 훌륭한 곳이다. 기차여행이 낭만적이라고는 하지만 시간에 얽매이는 단점이 있다면, 자동차 여행은 원하는 시간만큼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자유를 준다.


자동차로 여행할 수 있는 유럽국가 중에 프랑스는 편리함이란 측면에서 개인적으로 단연 으뜸으로 꼽고 싶은 나라이다.

<생떼밀리옹 Saint Emilion> near Bordeux>



우리나라와 반대방향에서 운전해야 하는 불편함과 주차공간과 교통범칙금이 충격적인 수준인 영국이나, 차로 접근이 어려운 이탈리아의 도시들과 달리 프랑스는 가족을 동반해서 자동차 여행을 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고 있다. 프랑스가 다른 국가들보다 편리한 점은 주요 관광 포인트 옆에 대형 주차장들이 잘 갖춰져 있다는 이다. 성수기조차 주차 자리를 찾기 힘들어서  피곤한 상황을 왠만해선 만나지 않을 수 있다. 주요 고속도로는 미주 이상의 교통 인프라를 자랑한다. 넓고 방대한 고속도로 뿐 아니라 소담스러운 국도들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톨비를 내는 곳이 많다는 점이 단점이지만, 고속도로를 나와서 국도를 천천히 달리다보면 영화에서나 나올 듯한 목가적인 프랑스의 마을들을 만날 수 있다. 또 하나의 단점은 유럽 다른 나라들이 그러하듯 자동 변속기 차량이 많지 않다. 수동 기어에 익숙하지 않다면 미리 예약을 하면 좋은데 가격이 좀 더 비싸다.


<고흐의 카페로 유명한 아를(Arles)>


파리에서 출발한다면 여러 루트가 있다.


프랑스는 크게 루앙대성당이 있는 루앙을 거쳐 몽상미숼, 에트르타, 옹플레르 정도를 둘러보는 서쪽 코스도 좋았고, 시간이 더 많다면 동쪽으로 달려 콜마르의 와인지역과 꽃보다 할배에 나왔던 스트라스브르그를 거쳐 남쪽의 플로방스와 니스에 이르는 코스도 매력적이다. 물론 계절이 좋아야 한다. 아무래도 베스트는 5월 중순에서부터 8월 까지 정도가 될것 같다. 5월 서유럽은  아름다운데 날씨와 지형에 따라 예상외로 쌀쌀한 경우도종종 있다. 반면 남프랑스는 한여름 낮에는 상당히 더운 편이다.


프랑스는 개인적으로  대도시보다 작은 도시들이 아름답다


남쪽으로 가는 중간에 스위스를 잠시 넘어가 알프스 마을의 낭만에 빠져 볼 수 도 있고, 몽트뤠(Montreux)같은 아름다운 마을에서  여유있게 산책을 하는 것도 여행의 허기에 대한 포만감을 채워준다  


매번 같은 모양의 성당과 마을 모양이 비슷하다고 염증을 내는 사람들은 좀 더 동행인에 관심을 갖고 그동안 못한 일상적인 대화를 해보는 건 어떨까싶다. 거대하게 관광객들이 밀려오는 유명한 곳보다 유럽의 작은마을에서 나누던 소담스런 이야기들은 신기할 정도로 기억에 많이 남는다. 이런 마법을 섬세하게 잡아낸 영화가 '비포 선라이즈' 인 것 같다.


<에트르타 Etretat>


남쪽으로 내려오면 환상의 바다길인 코뜨 다쥬르(cote d'azzure: 푸른 바다 옆) 도로가 나온다. 칸느나니스에 숙소를 잡는다면, 플로방스 지역은 버스로도 얼마 걸리지 않고, 차로는 반 시간도 안걸리는 시간에 들러볼 수 있다. 다소의 번잡함을 각오한다면 플로방스와 니스는 휴양과 관광이 가능한 최고의선택지가 될 수 있다. 유럽 곳곳을 다녀봤지만 남프랑스는 한국에 돌아와서도 자주 얘기 하게 되는 곳중에 하나인 것 같다.


<니스(Nice) 해변>


이외에도 밤에 야외에서 탱고를 추던 프랑스인들을 만났던 보르도도, 거대한 성곽도시인 카르카손(Carasonne) 같은 마을도, 와이너리를 보며 달콤한 화이트 와인을 즐겼던 생떼밀리옹(Saint Milion)도 혹은 로트렉의 그림과 생이 담겨진 작은 마을 알비(Albi)도 그러했지만, 프랑스는 지도없이 달리다가도 곳곳에 숨어있는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영국 유학을 하게 되면 1년에  3번의 방학을  맞게된다. 영국 학제는 10주 수업후 한 학기가 마무리되는 3학기제이고, 마지막 학기에는 시험과 논문이 중심이 되서 시간이 훨씬 많이 생긴다. 어떤 계기가 되었던 가족과 유럽에 거주하며 하는 유럽여행은 시차나 이동의 수월함에서 한국에서 출발하는 여행과는 질적인 차이가 크다.


한국에서 바쁘다는 이유로 서로 관습적으로 살던 일상에서 벗어나, 작은 마을 하나하나에서 끼니부터 여행지까지 선택하고, 그 과정에서 수없이 반복하는 수많은 실수조차 즐기며 하는 여행은 럭셔리한 아파트에서 생활해도 줄 수 없는 '살아있는 느낌'을 선물한다. 여행초반에는 서로의 실수와 아쉬움에 많이 다투기도 하고 아쉬운 부분이 생기지만, 여행이 길어지면서부터는 서로에 더 잘적응하고, 서로가 원하는 바를 채워줄 여유도 자연스럽게 생기게 된다.학기 사이에 이렇게 끼어 있는 2주간의 여행은 그러기에 딱 적합한 시간이다.


환율도 좋지않은시기이지만 코로나는 여행을 하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었는가를 말해주고 있다. 가능한 기회와 시간이 왔다면 프랑스 여행은 쾌적함과 체험의 강렬함에서 어느 나라보다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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