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왜 매번 상황을 곱씹을까

나를 견디기 위한 글 EP.002

by 욱노트

종종 누군가 나에게 쓴소리를 한다거나 직설적으로 감정 표현을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왜 저 사람은 저런 식으로 이야기할까?" "왜 저렇게 감정을 드러내서 내 기분까지 나쁘게 할까"와 같은 생각을 하며 시간이 지나도 계속해서 그 상황을 좀 곱씹는 편인 것 같다. 그때 그때 감정을 해소하고 시간이 지나면 금방 잊는 성격이면 참 좋을 텐데, 아쉽게도 그런 성격은 아닌 것 같다.


나는 왜 그런 상황들을 시간이 지나도 곱씹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나 스스로가 감정 표현에 서툴고 타인에게 쓴소리를 잘하지 못해서이지 않을까 싶다. 내가 잘 못하는 영역이라 계속해서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태어날 때부터 온순하기도 했고 살면서 크게 누군가에게 쓴소리를 하거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일들을 많이 만들지 않았던 거 같다. 이런 성향 탓에 상대방이 조금 선을 넘거나 무례하게 행동해도 쉽사리 내 감정 표현을 잘하지 못했던 거 같다. 원체 갈등 자체를 만드는 것도 싫었고 그렇게 감정을 표출하게 되면 '속 좁고 예민한 사람' 혹은 '감정 절제를 못하는 사람'으로 볼까 그것이 두려웠던 것 같다.


관계 속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기분 나쁜 일이 생기면 무례하지 않게 그러나 명확하게 내 감정을 표출했어야 했는데 그것을 잘 못했던 것 같다. 내 기분이 나쁜 것보다 내가 이렇게 말해서 상대가 기분 나빠하고 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될까 그것이 제일 먼저 걱정되고 싫었다.

최근에 여러 책들을 읽으면서 느낀 것이지만 나는 나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타인의 감정을 내 감정보다 우선적으로 생각해 왔던 것 같다. 이런 성향 탓에 얻는 이점도 많았지만 내 감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표현하는 일에 조금 미숙했던 것 같다.


요새는 그때 그때 본인이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잘 표현하되, 그 표현을 배려있게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어른스럽게 느껴진다. 이런 사람들이 뒤끝도 없고 같이 있을 때 참으로 편하다. 그래서 나도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일에 익숙해지려고 노력 중이다. 나의 타고난 성향 자체를 바꾸는 것은 결코 쉽진 않겠지만 이 사실을 인지하고 노력하는 것과 계속 모른 채 남 탓만 하며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서두에 언급한 상황이 생기면 계속 곱씹기보다는 타인의 감정 표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조금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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