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두 살 중고신입사원입니다 EP.021
입사 21주 차가 흘렀다. 지금 난 퇴사의 기로에 서있다. 지난주는 직장생활 시작이래 최고로 힘든 한 주였다. 곰곰이 생각해 봤다. 왜 힘들었지? 우선 처음 맡는 프로젝트였고 팀 내에서도 진행한 적이 없던 까다로운 유형의 업무가 많아서 부담이 컸다. 게다가 같이 협업하는 담당자가 너무나 답답한 유형의 사람이라 그것도 한 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관부서들이 프로젝트 결과를 언제 공유 주는지 계속 재촉하고 하니까 말 그대로 멘붕이었다. 아직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라 이번 주말에도 그 생각을 하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한 거 같다. 업무가 나에게 너무 벅찬 느낌이다. 중간에 너무 힘들어서 팀장에게 장문의 메시지를 남겼다. 팀장은 왜 업무가 벅찬 지 이해를 못 하는 눈치였다. 내가 좀 비효율적으로 일하고 주저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하는데, 난 전혀 그런 부류의 사람이 아닌데. 업무 자체에 부담이 큰 상황이라면 업무를 다른 유형의 업무로 바꿔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알았다고 했다. 문제는 이 회사에서 나는 계속 작아지는 느낌이 든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너무 눈치를 보고 위축이 되는 느낌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일을 지속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 내일 퇴사 통보를 하고 싶은 마음이 약 80% 가까이 된다. 사실 지난주에 너무 힘들었고 앞으로 잘 해낼 자신이 없다. 그간 계속해서 버텨낸 시간들의 연속이었기 때문에 이 한계치에 임박하니 다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여기서 또 버텨낸다고 한들 그 끝은 무엇일까? 사람도 마찬가지로 맞지 않는 관계를 애써 억지로 질질 끌고 가면 결국엔 나만 고통스럽고 결국에 그 끝은 파국일 텐데. 이 회사도 나에게 그런 존재가 아닐까. 회사라는 곳이 백 프로 입에 맞는 곳이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버텨내야 한다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임계치를 벗어난 느낌이 든다. 월요일인 내일이 두렵다. 내게 덜 고통스러운 방향은 어딜까? 너무나 힘들었던 21주 차가 흘렀고 다음 주는 사실 잘 모르겠다. 어떤 길이 진정 나를 위한 길일까? 그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버티는 것과 또 잠시 멈추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