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나에겐 취향이라는 것이 따로 없었다.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하긴 하나 딱히 장르 구분 없이 인기 차트 중심으로 음악을 소비해 왔고. 카페나 음식점도 소위 말하는 핫플레이스만 몇 번 가보고 늘 방문하던 익숙한 곳(=대게 가성비 좋은)만 찾았다. 그래서 누군가 나에게 특별히 좋아하는 것이 있냐고 물으면 없다고 대답하는 일이 많았다. 말 그대로 나만의 취향이라는 것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 본인만의 취향이 확고한 사람을 여럿 만나며 나도 나만의 취향을 좀 가져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사람은 커피에 굉장히 큰 관심이 있어서 서울 곳곳의 커피 맛집을 꿰고 있는데 심지어 그 집들은 카페 인테리어와 분위기 마저 너무나 좋았다. 추천해 준 카페를 방문하며 이 사람은 이런 공간에서 큰 행복과 만족감을 느끼고 이런 취향이 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그 사람의 매력이 더 커졌다. 그 사람의 세계에 내가 초대받은 느낌이 들며 굉장히 새로웠고 내 경험 또한 확장되는 기분이 들며 감사한 마음까지 들었다. 취향을 갖는 일이 그것을 함으로써 나의 만족감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은은한 매력을 줄 수 있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그때부터 취향에 관한 나의 태도가 조금씩 바뀌었던 것 같다.
또 요새 한로로라는 가수를 접하게 되고 인디음악 전반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예전에는 인디음악의 그 느릿하고 웅얼웅얼거리는 느낌이 내 취향이 아니었는데. 한로로라는 가수와 그녀가 쓴 소설과 가사를 접하며 이런 비슷한 느낌의 노래들을 즐기기 시작했다. 곡이 주는 분위기에 더해 시적인 가사까지 더해지며 나의 감성을 최대로 자극시켰고 아 내가 이런 음악들에 취향이 있구나 하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달까. 이렇게 보면 취향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하고 자연스러운 계기로 찾아지는 것일 수도 있겠다. 아무튼 나만의 취향을 계속 늘려나가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나란 사람을 또 다른 방식으로 보여주고 표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