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도 충분히 할 수 있어요!
시장이 반찬이라고 하지요,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이구요.
일요일 저녁이 마무리되는 즈음에 초등학생 아들이 배가 고픈가 봅니다. 아이들은 런닝맨을 저희 부부는 미드를 시청하며 각자 방에 있었는데 부엌에서 쿵쾅 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무언가 분주히 움직입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저희에게 자기가 만든 음식을 가져옵니다. 뿌듯한 얼굴을 보이며 자랑만 하고 돌아갑니다.
그리고 잠시 후 쌍둥이 둘째와 다투는 소리가 납니다. 나눠주지 않은 거지요...
다시 쿵쾅 거립니다. 둘째가 자기 먹을 음식을 만드는 소립니다. 야식 타임이 왔습니다.
"야~ 이제 배가 고프니 알아서 요리를 해 먹네, 다 키웠어!"
아내 "그러게 대단한 것 같아"
"그래도 우리한테 한 입도 안 준거는 섭섭하지 않아? 첫째야 엄마 아빠도 만들어줘~"
그렇게 졸라서 얻어먹은 초간단 피자 만두 요리입니다.
[준비 재료]
- 냉동 만두 10 여개
- 케첩 두어 바퀴
- 피자 치즈 초등학생 손으로 한 움큼
- 초등학생 자녀의 할 수 있다는 용기
- 자녀의 실수도 포용할 수 있는 부모의 마음
[요리 순서]
1. 큰 대접에 만두를 바닥에 깔고, 케첩 두어 바퀴를 두른다.
2. 전자레인지 3분 돌린다.
3. 치즈를 올리고 다시 전자레인지 5분 돌린다.
4. 부모님께 대접하며 칭찬이나 용돈을 받는다. (저희는 칭찬을 했습니다)
평소에 엄마나 아빠가 요리를 할 때 어떻게 만드는지 이야기를 합니다. 요즘엔 자기도 돕겠다고 거듭니다.
식사를 할 때도 한 명씩 돌아가며 어떤 재료, 조미료가 들어갔을지 맞추는 퀴즈도 합니다.
점차 요리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는지, 슬슬 자기들도 알아서 요리를 하기 시작합니다(흉내 냅니다).
단, 가스레인지 사용은 아직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안전상 우려되어 차근차근하려고 합니다.
전자레인지 사용에 있어서도 사용할 수 있는 용기와 아닌 용기에 대해 교육을 자주 합니다.
브런치가 점점 요리블로그처럼 되어가는군요. 앞으로도 엄마의 정통요리(일식 전문)와 아빠의 제멋대로 요리, 초등학생 아이들의 쉽고 안전한 요리들로 저희 집 식탁 소식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민들레꽃이 한창 피고, 씨를 흩날리는 시기에 들판에 민들레 비스름한 꽃들이 보입니다. 노란 씀바귀꽃을 보면 (노안이 시작되려나) 민들레꽃과 비슷해 보입니다. 가까이서 보면 확연히 다르지요.
다만 고들빼기꽃과 씀바귀꽃은 비슷합니다. 가운데 수술 색깔이 사진처럼 검은색을 띠면 씀바귀꽃입니다.
드문드문 흰색 씀바귀꽃이 피었습니다. 사진을 찍으려는데 벌인척 흉내 내는 꽃등에가 등장했습니다.
꿀벌을 닮은 파리입니다. 벌파리.
'너는 꽃가루 먹으러 왔니? 난 사진 찍을 테니 얌전히 있어줘~'
들판에 안개꽃처럼 작은 꽃들이 보입니다. 안개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이놈은 모양이 좀 다르길래 사진을 찍었습니다. 미나리냉이꽃입니다. 잎은 미나리를 꽃은 냉이를 닮아서 미나리냉이라고 합니다.
이름을 붙일 때 이렇게 닮은 것끼리 붙이기도 합니다. 사람들도 부모 성을 모두 사용해서 이름을 짓기도 하잖아요. 이름뿐만 아니라 아이들은 부모의 유전자를 모두 가져갑니다. 외형적으로든 성격이든 드러나게 되어있습니다.
어느 날 아이가 사고를 쳤을 때입니다.
아내와 서로를 바라보며,
"아이고 저놈의 새끼 누구를 닮았을까" 합니다. 서로가 유전자 범인이라고 눈빛을 쏩니다.
첫째가 노래에 흥미가 있어 곧 잘 따라 부릅니다. 아빠를 닮지 않았네요. 제가 음치입니다.
제 유전자는 어디로 갔을까? 하던 찰나에 둘째가 노래를 부릅니다.
바로 찾았습니다. 범인이 자수하는 것처럼 증거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너무 신이 난 얼굴입니다. 엇박자이지만 나름 리듬도 타고 있습니다. 30년 전의 나를 보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놀려먹기 위해 부지런히 녹화를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