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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캐나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 시리다

by 숲속다리

캐나다는 미국 위쪽에 위치하고, 인구는 미국의 1/10 정도이고, 경제규모도 미국의 1/10 정도다. 현실적으로, 캐나다 경제가 미국 경제에 많이 의존하고 있고, 정치적으로도 오래된 동맹의 관계를 맺고 있다. 그래서, 캐나다 시민권자는 비자 없이 미국에 입국할 수 있고, 미국시민권과 캐나다 시민권을 함께 가지고, 캐나다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둘 다 영어를 사용하여 동질감도 큰 편이다. 나이아가라 폭포로 여행을 가면, 폭포 건너편으로 곧바로 미국이 보이고, 많은 사람들이 국경다리를 건너 쇼핑을 한 뒤, 캐나다로 돌아오기도 한다.


한편으로 캐나다가 일방적으로 미국에 의지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어떤 형태로든 일방적인 관계는 절대로 오래 지속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캐나다는 영국과 함께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든든한 한 편이고, 특히 캐나다는 미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어, 서로 간에 물자와 인력이 활발하게 서로 오고 가기 때문에, 두 나라 간의 관계가 껄끄러워지면, 캐나다가 더 많은 비용과 부담을 지게 되지만, 미국 역시 정치와 경제적으로 그리고 군사적으로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이 북한이라는 나라 때문에 짊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 경제적 정치적 심리적 부담을 생각한다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남쪽에 위치한 멕시코와 달리, 캐나다는 세계적인 선진 기술들도 가지고 있어, 미국과의 기술협력이 유리한 면도 있다.


오늘 내가 청과물 가게에서 사 온 먹음직스러운 사과와 오렌지는 전부 미국산이다. 그리고, 이곳 한국 식품점에서 구입하는 한국 식품 대부분은 미국에서 육로를 통해 수입해 온 물품들이다. 캐나다의 수많은 사람들이 겨울 추위를 피해, 따뜻한 남쪽 미국의 플로리다로 철새처럼 움직인다. 캐나다인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외국 관광지가 미국이다. 미국 국경도시의 가게들은, 캐나다인들이 주된 고객이다. 두 나라는 현재 서로 깊게 연결되어 있고, 연결되어 있을 때에 둘 다 모두 이익이 커진다. 서로 적대시하면, 서로 간의 피해만 커질 뿐이다. 캐나다가 미국이 없으면 힘든 만큼, 미국도 캐나다가 없을 때의 어려움이 크다. 즉, 캐나다와 미국은 서로 가까워질수록 이득이 늘어나지만, 멀어지면 불편과 손해가 커지는 구조다. 지리적으로 붙어있는 만큼, 어쩔 수 없이 함께 가야 하는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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