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하루 시작하기

by 숲속다리

알람소리에 눈을 뜬다. 밖은 아직 캄캄하다. 이불속은 여전히 따뜻하다. 눈을 감았다가 다시 눈을 뜬다. 이불을 박차고 일어난다. 세수를 하고, 간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천천히 계단을 내려온다. 입은 옷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낸다. 저장한 전신 스트레칭 동영상을 틀고, 천천히 몸을 따라 움직여 굳은 관절을 풀어준다. 스트레칭이 끝나면, 이 끝에서 저 끝까지 음악을 들으며 거실을 천천히 걷는다. 커피 물을 끓이고, 과일과 삶은 계란을 냉장고에서 꺼낸다. 식탁에 앉아 아침식사를 혼자 시작한다. 오늘의 날씨를 확인하고, 현재 시각을 확인하기 위해 거실에 걸린 시계를 올려다본다. 시간은 아직 충분하다. 음식 그릇을 치우고, 도시락을 싸고, 2층으로 다시 올라가 양치질을 하고, 출근복으로 갈아입는다. 다시 거실로 내려와 도시락 가방을 들고, 신발을 신고, 집을 나선다.


집 앞에 밤새 세워둔 자동차 앞유리에 성에가 잔뜩 끼어있다. 밤새 몹시 추웠나 보다. 차시동을 걸고, 유리창에 달라붙은 성에를 긁는다. 내가 서있는 바닥도 꽝꽝 얼어있어, 움직이다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한다. 밖은 아직 어둡고, 얼굴을 스치는 바람은 차갑다. 성에를 다 긁은 후, 차 안에 앉아 자동차엔진이 충분히 예열이 될 때까지 기다린다. 오래된 중고차라, 충분한 예열을 하지 않으면 여기저기 고장이 날 것 같은 걱정에, 추워지면 아무리 바빠도 에열을 최소 3분 이상 한다. 마침내 엔진소리가 부드러워지면, 아주 천천히 차를 움직인다.


아직 캄캄한 이 시간에 출근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지나는 골목마다 차들이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미끄러지듯 파고 들어온다. 큰길로 들어서면, 출근길에 바쁜 차들이 언제 내 앞을 불쑥 끼어들지 몰라 항상 긴장한다. 앞 차와의 거리를 충분히 띄우고, 최대한 천천히 운전한다. 출근길 코스는 단순하다. 운전 중에 딴생각만 안 하면, 하나도 어려울 것도 없는 뻔한 코스다. 차선을 한번 바꾸고, 좌회전을 하고, 몇 개의 신호등을 지나면 내가 일하는 회사에 도착한다. 회사건물을 끼고 돌아 뒤편으로 들어간다. 그곳엔 항상 나보다 먼저 온 사람들의 차들이 주차되어 있다. 내가 늘 세우던 자리에 자동차를 주차한다.


출근시간까지 아직 15분의 여유가 있다. 평소에 10분 이상 일찍 집을 나서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정확히 15분 일찍 도착한다. 자동차의 라이트를 끄고, 시동은 켠 상태로 차 안에 가만히 앉아있다. 오늘도 무사히 회사에 도착했으니, 10분 동안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 자동차 창밖으로 보이는 주변의 풍경은 아직 어둡고 춥지만, 주위 건물 여기저기, 이 시간에 환하게 불을 켜고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밤새 일하고 내가 출근할 때 퇴근하는 사람들. 나도 한때 야간일을 한 적이 있다. 내게 있어 야간 일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적응되지 않는 끝없는 피곤함이었다. 그 당시 몸과 정신이 많이 망가져, 그 이후로 야간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 어느새 내 옆으로 하나둘씩 차들이 주차하고, 내린 사람들이 회사건물 안으로 계속 들어간다. 나는 출근시간 5분 전이 되면 차에서 내린다. 도시락 가방을 들고, 빙판길을 피해, 느릿느릿 건물 입구를 향해 걷는다. 일단 입구문을 열고 들어가면, 여덟 시간 반이 지난 후에야 이 문을 열고 다시 밖으로 나올 수 있다. 가벼운 한숨을 쉬고 문을 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 오늘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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